외화자금 시장에서 달러화가 말라가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저마다 달러 확보에 나서면서 환율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대출 중단으로 기업들도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이정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시장에 달러가 없습니다.
리먼 사태 이후 외화자금이 말라버리면서 웃돈을 아무리 얹어줘도 1달 미만 단기 차입도 어렵습니다.
외국환평형기금이든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이든 뭐라도 달라는 분위기.
말 그대로 달러 기근입니다.
달러가 사라지자 원·달러 환율부터 뛰기 시작했습니다.
1,164원까지 오르던 환율은 결국 1,158원 20전으로 마감하며 4일째 올랐습니다.
▶ 인터뷰(☎) : 은행 관계자
- "국내 기업들이 죽겠다고 하건 말건 알 바 없고요 이제… (일단 은행이 살아야 하니까요?) 당연하죠. 말을 좀 심하게 했는지는 몰라도 유동성 상황과 글로벌 판이 그렇게 돌아가니까 그게 리스크 관리죠. 리스크 관리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닙니까?"
이미 은행의 외화 대출은 중단 됐습니다.
안 그래도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 수출업체의 숨통을 조이는 상황입니다.
마지막 희망은 한국은행입니다.
시중은행들은 외환 보유액을 시장에 풀어달라는 건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 간담회에 참석해, 외화가 부족할 경우 정부와 한국은행이 유동성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비관적입니다.
글로벌 금융경색이 당장 오늘, 내일 끝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 정부가 무작정 외환보유고를 풀기도 부담스럽니다.
우리 경제를 옥죄고 있는 달러 부족 현상에, 은행과 기업 모두 당분간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mbn뉴스 이정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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