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거치는 가스 배관을 건설해 러시아 천연가스를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이 추진됩니다.
북핵 문제와 미국·러시아 간의 신냉전 기류 등이 변수지만, 정부는 2015년부터 가스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형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국가스공사와 러시아 국영기업인 가즈프롬이 두 나라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천연가스 공급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사할린과 야쿠츠크, 이르쿠츠크,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생산된 가스를 블라디보스토크와 북한을 거치는 파이프 라인을 통해 남한으로 가져오는 PNG 방식입니다.
2015년까지 이들 4개 생산기지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파이프 라인을 설치하고,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과 남한을 잇는 700km에 달하는 파이프 라인을 건설할 예정입니다.
2년에 걸쳐 경제성 등 타당성 조사를 한 뒤 2010년 최종 계약을 체결하면 2015년부터 가스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30년간 들여오는 가스규모는 연간 10억 세제곱피트, 액화천연가스로 환산 시 750만 톤에 달하며,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가스 소비량의 20%를 차지하게 됩니다.
▶ 인터뷰 : 이재훈 / 지식경제부 제2차관
- "러시아는 당초 동해 심해 배관을 거치는 것도 검토했지만, 북한을 거치는 것이 가장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해 우리한테 제의한 것이고…"
북한을 설득하는 것은 공급국인 러시아의 소관이지만,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북한이 과연 가스배관 설치를 허용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김영삼 정부와 지난 참여정부 때도 이와 같은 PNG방식이 논의됐지만, 정치적인 문제와 경제성의 이유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정부는 그러나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받게 되는 연 1억 달러 이상의 배관통과료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하고 있습니다.
또 만일에 대비해 북한을 거치지 않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선박을 이용해 액화천연가스나 압축천연가스 방식으로 직접 남한으로 들여오는 방안도 같이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한·러 두 나라는 이와 함께 러시아 극동지역의 풍부한 천연가스와 세계 최고인 우리나라의 석유화학기술을 활용해 폴리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단지를 극동지역에 건설하기로 합의했습니다.
▶ 스탠딩 : 김형오 / 기자
- "우리 돈으로 120조 원에 달하는 이번 사업이 별 탈 없이 진행되면 안정적인 가스 공급처 확보뿐 아니라 남북관계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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