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 갑질' 장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경영복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한진그룹이 "조 전무는 검증된 마케팅 전문가"라며 적극적인 비호에 나섰습니다.
한진그룹은 오늘(12일) 오후 'KCGI 주장 관련 입장'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이 자료에는 이날 오전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조 전무의 경영복귀를 비판하며 근거로 삼은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한진은 먼저 '물컵 갑질' 사건으로 진에어 등 한진칼 보유 계열사 주가 폭락으로 주주 피해가 발생했다는 KCGI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른 억지"라고 해명했습니다.
한진은 "작년 중반부터 경기변동, 유가 등 대외요인으로 항공 업종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며 "저비용항공사(LCC) 경쟁업체인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주가 움직임이 큰 차이가 없다"고 근거를 댔습니다.
한진에 따르면 주식시장에서 진에어의 전날 종가는 2만2천300원, 작년 4월 12일 '물컵 갑질' 사건 이후 현재까지 진에어 주식 최고가는 3만2천950원으로, 최고가 대비 종가 비율은 68%입니다.
경쟁사인 제주항공의 경우 전날 종가가 3만5천600원, 작년 4월 12일 이후 최고가가 5만1천원으로, 최고가 대비 종가 비율은 70%입니다. 진에어(68%)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한진 측 설명입니다.
KCGI가 조 전무의 보수 및 퇴직금 지급에 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을 두고도 한진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승인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진은 여기서 더 나아가 "주주 승인에 따라 적법하게 지급된 퇴직금 등을 문제 삼는 것은 오히려 주주 권한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공세를 폈습니다.
한진칼의 조 전무 재선임 과정이 적절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KCGI 주장에 대해서도 한진은 "임원 채용은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사안이 아니다. 한진칼 임원 채용 절차 등 내규에 따라 적법하게 채용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한진은 아울러 "조 전무는 검증된 마케팅 전문가로, 이를 통한 그룹 주주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며 적극적으로 조 전무를 엄호했습니다.
한진은 "조 전무는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한진그룹에서 10년 이상 광고·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스토리텔링 기법 광고, 차별화된 마케팅, 이와 연계한 공유가치창출(CSV) 활동을 성공적으로 해온 바 있다. 풍부한 마케팅 경험을 토대로 그룹의 전반적인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한편, 이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칼 이사들에게 조 전무 선임의 배경과 보수 등을 묻는 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KCGI는 보도자료에서 "한진그룹의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해 주주와 임직원 등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전력이 있는 조현민 전무가 자신이 일으킨 각종 문제에 대한 수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룹에 복귀하는 것
KCGI는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 등을 통해 한진칼의 지분 15.84%를 보유한 한진칼의 2대 주주입니다.
KCGI는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고(故) 조양호 회장 퇴직금·퇴직위로금 지급과 관련한 검사인 선임과 장부 열람허용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