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스마트 인슐레이션' 기술이 적용된 자기공명영상장비(MRI) 전선은 일부 초전도선에서 발열 현상이 일어나면 절연체가 도전재로 바뀌면서 전류를 다른 전선으로 나눠서 흘려 보낼 수 있다. [자료 제공=한국전기연구원] |
한국전기연구원 초전도연구센터의 김석환·조영식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MRI에 들어가는 구리선의 양을 줄일 수 있는 초전도 절연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진은 현재 한국을 비롯한 세계 5개국에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전기연은 "향후 기술이전을 통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RI는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기 위해 저항이 '0'인 초전도 전자석으로 이뤄진 전선을 사용하는데, 일정 전류 이상에서는 초전도선의 일부가 초전도 상태를 벗어나고 발열을 한다. 때문에 초전도선을 보완할 구리선을 함께 사용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구리선은 단위면적당 저항이 커 같은 양의 전류를 흘려보내기 위해서는 초전도선보다 훨씬 큰 부피의 구리선이 필요했다. 하나의 초전도선 주위에 10배 정도 많은 양의 구리를 감싸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MRI 부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구리의 양을 줄일 수 있는 '스마트 인슐레이션' 기술을 개발했다. 초전도선을 감싼 구리선 위를 절연체가 감싸고 있는데, 이를 평상시에는 일반 절연체로 작용해 전기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다가 초전도선의 발열이 시작되면 전기의 흐름을 돕는 도전재로 바뀌어 전류가 선과 선 사이를 건너갈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일부 초전도선에서 발열이 발생할 경우 인근의 선이 서로 전류를 나눠서 흘려보낼 수 있다. 때문에 초전도선을 둘러싸는 구리 양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 안전성 확보는 물론, 부피와 무게는 줄인 고밀도 초전도 전자석으로 보다 콤팩트한 형태의 MRI를 구현할 수 있
김 연구원은 "MRI에 들어가는 구리의 양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은 MRI 크기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것과 같다"며 "MRI를 설치할 때 장치의 크기와 무게로 인해 병원이 겪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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