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 주식·채권 투자 급증…개인투자자까지 가세

올해 상반기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채권 매수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투자자의 외화 채권 매수금액은 362억6천600만 달러(한화 약 41조9천억 원)로 지난해 하반기의 213억300만 달러(24조6천억 원)보다 70.2%가량 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외화 채권 매수액에서 매도액을 뺀 순매수 금액은 65억3천900만 달러로, 작년 하반기(47억8천400만 달러)보다 역시 36.7% 증가했습니다.

올해 들어 채권 매수금액은 1월(46억4천600만 달러)부터 4월(73억2천400만 달러)까지 매월 증가세를 보이다 5월(62억1천500만 달러)에 잠시 주춤하는 듯했으나 6월에 68억4천만 달러로 다시 늘었습니다.

지역별로는 유로시장(294억6천400만 달러)이 가장 컸고 미국(66억3천100만 달러)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해외 주식 매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외화 주식 매수금액은 96억500만 달러(한화 약 11조1천억 원)로 작년 하반기(74억1천만 달러)보다 29.6% 증가했습니다.

특히 순매수 금액으로 따지면 11억3천600만 달러로 작년 하반기(2억200만 달러)보다 462.4%나 늘었습니다.

올해 들어 외화 주식 매수금액은 1월(13억4천700만 달러)부터 3월(18억 달러)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4월(16억6천만 달러)과 5월(15억5천900만 달러)에 감소했으나 6월에는 16억300만 달러로 다시 느는 추세입니다.

지역별로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어온 미국 주식 매수금액이 68억6천만 달러(71.4%)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미국 주식 순매수액도 9억9천500만 달러로 작년 하반기(2억5천900만 달러)보다 284.2% 증가했습니다.

종목별 결제대금 순위를 보면 아마존(9억7천만 달러)이 작년에 이어 1위를 지켰고 마이크로소프트(3위),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4위), 엔비디아(7위), 애플(8위) 등 미국시장 종목이 상위 10개 중 9개나 차지했습니다.


다른 나라 주식으로는 중국 상하이·선전증시 종목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 'China CSI 300 Index ETF'(홍콩)가 2위에 올라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습니다.

주식·채권 매수 규모가 늘면서 국내 외화증권 보관액은 6월 말 현재 398억4천700만 달러(한화 약 46조1천8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이처럼 해외 주식·채권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국내증시가 외풍에 크게 휘둘리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기관은 물론 개인들까지 해외 투자를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인 코스피 상승률은 4.39%로 주요 20개국(G20) 증시 대표 지수 중 18위에 그쳤습니다. 이 기간 중국 증시는 19.45% 올랐고 미국도 14.03% 상승했습니다.

앞서 한국은행은 보험사나 자산운용사 등 국내 주요 금융기관이 해외에서 사들인 외화증권의 자산규모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했다고 지난 5월 말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편이어서 외부 악재가 있을 때 미국 증시 등에 비해 하방 압력이 높은 편"이라며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등 해외 주식으로 투자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국내 증권사들이 수익원 확대를 위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늘린 것도 '해외 주식 직구' 증가에 영향을 줬습니다.

이원 연구원은 "해외 시장도 향후 변동성 측면에서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수익률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지는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