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논란에서 사실상 자유로워진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풀 핵심인 점만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신보와 기보에게도 외면받는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mbn의 연속기획, 강태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중소기업의 '마지막 희망'을 자처하는 신보와 기보.
하지만 여기도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재무제표도 담보도 없는 영세 기업입니다.
▶ 인터뷰(☎) : 보증보험사 관계자
- "영세업체들은 재무제표만 가지고 신용을 평가한다는 자체가 사실 무리입니다. 사실 이건 아직 검증이 안 됐다고 볼 수 있는데요. 몇 년 더 있어 봐야죠."
그나마 상황이 좀 나은 기업이 아니라면, 아예 평가 대상조차 아니라는 겁니다.
여기에 회계법인이 뛰어들었습니다.
삼일회계법인이 기업을 평가하면 서울보증보험이 보증을 서고 신한은행이 자금을 대출해주는 시스템입니다.
▶ 인터뷰 : 김광호 / 삼일회계법인 상무
- "재무정보가 미흡한 회사는 보증을 받을 수 없었어요. 최근 3년간의 실제 거래실적을 근거로 양호하지만 재무정보가 미흡한 회사도 충분히 보증이 나오도록 분석하고 있습니다."
'사각지대'에 새로운 평가기준을 도입했다는 설명입니다.
문제는 역시 부실률입니다.
▶ 인터뷰(☎) : 신한은행 관계자
- "(부실률이 낮게 나오나요?) 부실률이 낮아졌다고 볼 수가 없었어요. 지금 현재는 일종의 시험기간이긴 한데. 지금 경제 상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까…."
아직 검증되지 않은 평가 기준 때문에 보증비율은 80%, 대출을 꺼리는 은행에는 여전히 부담스럽습니다.
보증비율이 높아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건설업계가 최악의 자금난에 몰리고 있지만, 한 중견 업체는 은행에 돈을 사정할 일이 없어졌습니다.
운영자금에 대해 보증보험사에서 100% 보증을 서기 때문입니다.
리스크가 없어진 은행은 대출 부담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우리은행 관계자
- "그렇죠. 우리는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죠. 100% 보증이니까요. (대출 부담도 줄어들겠네요?) 네, 그렇죠."
서울보증보험이 구매자인 모기업과 판매자인 하청업체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결제에 보증을 서고, 은행은 대출 형식으로 결제합니다.
하청 업체도 모기업의 신용으로 평가를 받다 보니, 9% 이자를 주고도 못 빌리던 돈을 7% 대로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습니다.
▶ 인터뷰 : 송상기 / 남광토건 자금팀장
- "보증을 통한 전자어음 매출로, 협력업체에서 보다 원활하게 은행에서 전자어음 할인 형식의 대출을 받죠. 협력업체 자금 조달에 도움이 됩니다."
결제시스템을 기획한 업체는 은행과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합니다.
▶ 인터뷰 : 최창호 / 아이블리스 사장
- "모기업은 위험 노출에서 제외돼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협력업체도 쉽게 대출을 받으면서도 기존보다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현재 신보와 기보의 보증비율은 80% 선입니다.
외환위기 당시, 100% 보증을 믿고 나간 자금의 부실률이 높아지자, 은행의 도덕적 해이를 막는다며 보증비율을 낮췄기 때문입니다.
제대로만 평가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부실, 결국 정부마저 보증기금의 평가 능력을 믿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 스탠딩 : 강태화 / 기자
- "신보와 기보는 서로 중소기업을 위한다며 '밥그릇 싸움'만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정말 제대로 된 평가 능력을 갖고 있는지 스스로 반성할 때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