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유니클로 제품 배송 거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 택배 거부·매장 앞 1인 시위 확산…"유니클로가 日 불매운동 상징돼"
24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노조는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니클로의 택배 배송 거부 의사를 밝혔다. 택배노조 측은 "온 나라가 일본의 경제보복 행위에 대한 규탄으로 뜨겁다"며 "택배노동자도 아베 정권의 경제 보복행위를 규탄하며 '유니클로 배송 거부' 등 범국민적 반일 물결에 동참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유니클로 상품 배송 거부 운동 확산을 위해 배송 거부 인증사진을 온라인에 게재할 예정이다. 온라인 판매 역시 중요한 유니클로의 입장에선 상품의 빠른 택배 발송에 차질을 빚게 됐다.
매장 앞 1인 시위 확산도 예사롭지 않다. 서울 명동은 물론 대구, 구미 등 전국에서 릴레이 1인 시위가 퍼져나가고 있다. 각 시민단체들 역시 일본의 경제 보복 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 등을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열면서 유니클로가 일본 불매운동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모양새다. 실제 구매 의사가 있더라도 유니클로 매장을 들어가기가 점점 더 껄끄러워지고, 소비자들 스스로도 꺼려하는 분위기다.
서울 목동에 거주하는 박모(33) 씨는 "요즘 같아선 기존에 있던 유니클로 옷도 안 입게 되고, 앞으로 사러 갈 일은 더더욱 없을 것 같다"며 "많은 일본 브랜드 중에서도 유니클로가 최근 불매운동의 상징이 된 건 한국인을 무시한 듯한 임원의 발언과 진정성 없는 사과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니클로의 오카자키 타케시 패스트리테일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도쿄에서 열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한국의 불매운동에 대해 "매출에 일정 부분 영향이 있다"면서도 "그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해 한국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 [사진 출처 = 유니클로 홈페이지] |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유니클로에 대한 불매운동을 1년 이상 지속할 것을 독려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와 같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온라인 상에서 촉발된 것을 감안하면 네티즌들의 이같은 행동은 유니클로 불매운동의 장기전을 예고한다.
최근 한 커뮤니티에서는 '유니클로 1년 불매하면?' 이란 글이 게재돼 화제가 됐다. 의류업계 종사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는 "유니클로가 가을·겨울 옷을 못 팔고 내년 봄으로 이월해 그 이월 상품을 세일해서 팔면 같은 매장에 깔린 신상은 또 안 팔리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며 "그러면 결국 물류는 재고로 넘쳐나고 올해 말이나 내년초 2019년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오면 (유니클로는) 더 충격에 빠지겠죠"라고 말했다.
이미 여름 상품 판매에 타격을 입은 유니클로는 여름 세일 기간을 일주일 연장했다. 여름 상품 재고 소진을 위한 조치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이례적인 세일 기간 연장에도 소비자들의 발길은 유니클로로 향하지 않는다.
의류 브랜드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FW(가을·겨울) 장사에서 나온다. 가을·겨울 옷의 판매단가가 여름 옷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아예 유니클로에서 가을·겨울 제품을 두고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글도 눈에 띈다.
유니클로는 그 동안 경량 패딩이나 히트텍 또 가성비 높은 점퍼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 큰 인기를 얻어 왔다. 따라서 이번 불매운동이 지속되면 가을·겨울
패션업계 관계자는 "특히나 유니클로는 스파(SPA) 브랜드로 FW 상품을 빠르게 출고해 왔다"며 "그러나 지금의 불매운동 속에선 FW 상품의 선점이나 광고 효과를 얻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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