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마트에 따르면 취득 예정 자사주는 총 90만주로 이마트 발행주식총수의 3.23%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액으로는 12일 종가기준 약 1000억원(949억5000만원)에 달한다. 취득 예정기간은 14일부터 11월13일까지며 장내매수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이마트가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2011년 ㈜신세계에서 ㈜이마트로 기업 분할을 통해 별도 상장한 이후 처음이다.
이번에 자사주를 매입하게 된 배경에는 최근 급격히 하락한 이마트 주가에 대한 부담감이 놓여 있다. 지난 12일 이마트 주가는 52주 최저가인 10만5500원까지 떨어졌다.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실적 탓이 컸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으로 영업적자 299억원을 기록했다. 삐에로쇼핑과 부츠 등 전문점의 영업적자가 188억원이나 됐고, 할인점의 영업적자도 43억원으로 부진했다. 주요 자회사인 SSG닷컴의 영업적자는 113억원, 이마트24는 64억원, 조선호텔은 56억원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자사 주가가 실제 회사가치보다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지금이야말로 주가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고 이는 미래 실적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대주주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지난 3월 27일부터 4월 4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이마트 주식 14만주를 매입한 바 있다. 금액으로는 약 241억원이다.
이마트는 자사주 매입과 함께 점포 건물을 매각한 후 재 임차해 운영하는 세일 앤 리스백(sale and lease-back) 방식의 자산유동화도 처음 진행한다. 이마트가 사상 첫 적자를 내게 한 주범인 부동산 보유세 부담을 덜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이날 주관사인 KB증권과 협의를 통해 '자산 유동화' 대상 점포를 선정한 후 투자자 모집 등 연내 모든 과정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자산 유동화를 위한 대상 점포는 10여개 내외로 알려졌으며 예상 규모는 약 1조원 수준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점포를 매각한 이후에도 점포들을 10년 이상 장기간 재임차하게 된다" 며 "기존 점포운영은 자산유동화와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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