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볼보코리아] |
볼보자동차코리아가 2017년 국내 출시한 XC60은 스웨덴보다 2000만원 저렴한 값에 나왔다. 지난해 국내 판매에 들어간 XC40도 스웨덴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올해 초 국내 출시된 크로스컨트리(V60)도 스웨덴·영국·독일보다 600만~2300만원 낮은 가격에 팔린다.
볼보코리아가 지난달 말 국내 선보인 신형 모델 볼보 더뉴 S60도 가성비가 우수한 세단이다. 가격은 모멘텀이 4760만원, 인스크립션이 5360만원이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S60 인스크립션 차급은 미국에서 5만3640달러(6407만원)에 판매된다. 국내 판매가격이 미국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볼보코리아가 이같은 가격대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볼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존 S60의 경우 미국, 중국, 터키 다음으로 한국에서 많이 팔렸다. 볼보코리아는 올해 S60 판매량을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D세그먼트 수입차 시장의 강자인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BMW 3시리즈의 존재감도 볼보 신형 S60 가격에 영향을 줬다.
벤츠 C클래스 대표주자인 C220d(5530만원)는 올 1~8월 2904대가 판매되면서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판매 8위를 기록했다. BMW 3시리즈 대표인 320d(5320만원)도 같은 기간 1718대가 팔리면서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줬다. 두 차종의 판매대수는 볼보 차종 중 가장 많이 판매된 XC60 D5(1631대)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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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x전폭x전고는 4760x1850x1430mm로 기존 모델보다 전장은 125mm, 전폭은 15mm, 전고는 50mm 낮아졌다. 차체 볼륨감과 스포티함을 강조하면서 무게배분을 고려한 디자인이다.
벤츠 C220d(4725x1825x1435mm), BMW 320d(4710x1825x1435mm)와 비교하면 길고 넓고 낮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기존 S60보다 96mm 늘어난 2872mm다. 벤츠 C220d(2840mm), BMW 320d(2851mm)보다도 길다. 실내공간이 더 넉넉하다는 뜻이다.
외관 디자인은 완전히 달라졌다. 기존의 뭉뚝했던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리어램프는 각을 세우고 날렵해졌다. 날렵해진 차체에 역동성을 더 부여한다.
티자(T) 형태로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토르의 망치'라 부르는 풀LED 헤드램프와 볼보의 새로운 아이언마크를 적용한 세로 바 그릴은 강인한 이미지다. 이자(E) 형태로 낚싯바늘을 닮은 리어램프와 가로 선으로 굴곡을 준 뒷모습은 안정감을 준다.
스포티한 멋을 발휘하면서 공기저항도 줄여주는 일체형 스포일러를 적용했다. 전반적으로 앞모습은 V60, 뒷모습은 S90과 비슷하다.
실내는 오랫동안 질리지 않는 심플함과 꼭 필요한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안락한 느낌도 주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로 다듬었다. 스칸디나비아는 볼보의 고향이기도 하다.
태블릿PC를 닮은 세로형 9인치 센터콘솔 디스플레이 옆에 에어컨 송풍구를 세로로 배치했다. 디스플레이 터치 감도는 우수하다. 장갑을 낀 손으로도 조작할 수 있다. 추운 날씨를 감안해 장갑 낀 손으로도 각종 버튼을 쉽고 빠르게 조작할 수 있었던 아날로그 볼보 모델들의 전통을 계승했다.
다만 실내온도, 시트 열선·통풍 등을 작동하기 위해서는 버튼 방식과 달리 터치를 여러번 거쳐야 하기 때문에 조작 편의성은 아날로그 방식보다 떨어진다. 대시보드 및 센터콘솔에는 나뭇결이 살아있는 최고급 천연 소재를 사용했다. 전반적으로 실내 디자인은 먼저 나온 V60과 사실상 같다.
뒷좌석은 넉넉해졌다. 뒷좌석 레그룸은 895mm에 달한다. 여기에 2열 열선시트, 실내공기청정 시스템을 포함한 4구역 독립 온도조절 시스템으로 안락함을 강화했다. 볼보 역대 세단 중 가장 큰 대형 파노라믹 선루프는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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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C220d(디젤 모델)과 BMW 320d는 각각 최고출력이 190마력, 최대토크가 40.8kg.m다. 연비는 벤츠 C220d가 14.4km/ℓ다. BMW 320d가 14.3km/ℓ다.
시트는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시동 버튼은 다이얼 형태다. 엄지와 검지로 비틀듯이 좌우로 돌려 시동을 걸고 끈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컴포트, 다이내믹, 개인 설정 5가지로 구성됐다. 드라이브 모드는 손가락으로 버튼을 굴려서 조작한다. 팔꿈치를 몸 뒤로 재껴서 조작하기 때문에 처음엔 어색하고 불편하지만 금방 익숙해진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부드럽게 주행한다. 저·중속에서는 가속페달에 발이 닿으면 바로 반응할 정도로 반응성이 우수하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가속 질감이 향상된다. 치고 나가는 맛은 매끄럽고 시원하다. 소음·진동은 잘 차단한다. 과속방지턱을 넘은 뒤 발생하는 여진도 잘 흡수한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가 만든 모델답게 안전성도 뛰어나다. '안전은 옵션이 될 수 없다'는 브랜드 철학에 따라 신형 S60은 플래그십 모델과 동일한 수준의 첨단 안전 시스템 '인텔리 세이프'를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했다.
볼보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기술인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에는 조향 기능이 추가됐다. 레이더 및 카메라가 도로 위 차량, 자전거, 보행자, 큰 동물을 식별한 뒤 자동 제동 기능과 충돌 회피 시스템을 통해 충돌을 피하거나 피해를 줄여준다.
도로 이탈 완화 기능(Run-off Road Mitigation)과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기능(Oncoming Lane Mitigation),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Blind Spot Information),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 등도 기본 장착했다. 더뉴 S60은 유로앤캡(Euro NCAP) 안전도 테스트에서도 최고점을 받았다.
앞 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140km/h까지 주행할 수 있는 첨단 운전자 보조기술 '파일럿 어시스트 II(Pilot Assist II)'도 기본으로 갖췄다.
여기에 5년 또는 10만km의 업계 최고 수준의 워런티와 주요 소모품까지 무상 지원한다
볼보 더뉴 S60은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수입 세단이지만 가성비에만 공들이지는 않았다. 높은 브랜드 파워와 탄탄한 성능으로 가심비(가격보다는 심리적 만족도)가 뛰어난 벤츠 C클래스와 BMW 3시리즈를 잡기 위해 커진 차체, 진화한 인테리어, 뛰어난 안전성, 업계 최고 수준의
가성비에 가심비까지 끌어올린 효과도 보고 있다. 출시 2주도 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사전계약 대수가 2200대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올해 예상 판매 물량 1000대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지금 계약한다면 4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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