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한 지점에 투자자수십 명이 몰려 집단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습니다.
안전하다는 은행 말만 믿고 독일 금리 파생상품, DLF에 가입했다가 끝내 반토막이 났기 때문입니다.
엄해림 기자입니다.
【 기자 】
지점 한 곳에서만 독일 국채 파생상품 가입자가 40명이 넘었던 우리은행 위례지점.
안전한 상품이라는 직원의 권유에 억대의 돈을 맡긴 투자자 수십 명이 몰려들었습니다.
"저축이라고 했잖아요."
30년을 가사도우미로 일하며 모은 돈, 대출을 갚으려던 돈, 저마다 기구한 사연을 전하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 인터뷰 : 독일 국채 연계형 파생상품 가입자
- "최저 시급 받는 제가 30년 동안 모은 걸 3개월 만에 우리은행이 사기 쳐서 꿀꺽했어요."
이번에 첫 만기를 맞은 투자자만 64명, 손실률이 60%로 확정됐습니다.
그나마 최근 독일 금리가 반등하면서 손실액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돈을 사기 쳐 갈 때는 굽신거리더니, 지금 와서는 얼굴도 안 내밀어."
은행 본사 차원에서 무리하게 판매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3월 이후 독일 금리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자 은행 직원이 본사에 문의했는데 계속 팔라는 지침이 내려온 겁니다.
▶ 인터뷰 : 우리은행 자산관리사
- "본점에서 손실 시작 구간 (고려)하면 상품을 팔아도 안전하겠다고 해서 제가 사모님께…."
금융당국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한 검사에서 이런 정황을 확보하고, 금리 하락기에 상품 판매를 강행한 배경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MBN뉴스 엄해림입니다. [umji@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