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의료기술의 안전성을 따지는 신의료기술 평가에서 최하등급을 받고도 신의료기술로 인정된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장정숙 대안신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의료기술 평가가 도입된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최하위 D등급을 받고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건 총 204건으로 전체의 37%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신의료기술 평가 신청건수는 총 2425건으로 안전성·유효성 평가를 위해 심층평가 진행 761건, 심층평가 미수행 1339건, 기타 325건 등이었다. 하지만 D등급을 받은 기술 중에는 '경혈 두드리기(감정자유기법)'처럼 근거 수준이 낮은 것도 존재했다.
C등급 역시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총 222건(39.9%)으로 근거 수준이 낮은 C·D등급이 전체의 76.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신의료기술 평가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혈 두드리기의 경우 올해 5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치료법으로 인정받았지만 단 2편의 논문만으로 평가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3년간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기술의 관련 논문 수가 평균 14편이라는 점과 대조된다.
장 의원은 "그같은 논란의 원인은 의사결정 과정의 불신에 있다"며 "규정상 담당 직원이 평가에 관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가위원 몇명만 한쪽으로 여론을 몰아가면 현실적으로 담당 직원이 이를 조율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연구원은 신의료기술 평가 종료 후 보고서를 발간하고 평가 내용을 공개하고 있지만 평가위원 명단과 회의록은 공공기관
이에 대해 장 의원은 "평가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이 책임의식을 갖고 임할 수 있도록 평가위원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해 신의료기술 평가에 대한 신뢰성과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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