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 WTO에서 선진국들이 부당하게 개도국 지위를 누리고 있다며 이를 포기할 것을 주장했죠.
그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는데, 우리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황금색으로 물든 들녘에서 벼를 수확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지난 2017년 기준으로 전체농가에서 쌀농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55%였습니다. 여전히 국내농업의 대부분을 쌀에 의존하고 있는 겁니다."
WTO 개발도상국 지위도 쌀 농가와 가장 밀접하게 관계돼 있습니다.
현재 수입 쌀에 대해 매겨지는 513%라는 높은 관세율과 한해 1조 4900억 원의 농업보조금이 모두 개도국 지위에서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현행 WTO 안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인정될 경우 쌀 관세는 400%대로 떨어지고, 보조금은 1천억 원 이상 깎일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황인경 / 세종 장군면
- "직불금 안 주면 쌀값이 형편없고 시골에서 농사져야 남는 것도 없고, 사실 이거 농사 안 짓죠. 손해 봐가면서 농사짓겠어요?"
하지만 정부는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고 해도 당장의 변화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1995년 현행 WTO 협상안이 도출된 이후, 각 국가 간 의견차로 차기 협상은커녕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개도국 포기 선언을 하지 않을 경우, 주요 통상 상대국인 미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만과 브라질 등 4개 국가가 이미 자발적으로 개도국 포기선언을 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