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일주일 앞둔 금호-HDC, 손해배상한도 놓고 또 `삐걱`

↑ [사진 제공 =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구주 가격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하 HDC)이 이번엔 손해배상한도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금호와 HDC는 오는 6일까지 계약서를 마무리해 이달 12일에는 SPA를 체결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가 단독으로 금호와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배타적협상 기간이 오는 12일로 끝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약서에 명시해야 하는 우발 채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한도를 두고 양측이 삐걱대고 있다. 가격조정한도는 금호 측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앞서 후보 기업들에게 3%로 통보하고 이후 HDC와의 본협상에서 5%로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손해배상한도에서 양사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HDC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 등을 고려해 특별 손해배상한도를 10%로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기내식이 대거 지연되거나 제공되지 못했던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와 관련해 금호가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 등이 있는 만큼 앞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과징금을 맞을 수 있단 게 HDC의 주장이다.
또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재인수 당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터미널을 지주사에 낮은 가격에 넘긴 의혹 역시 손해배상한도에 반영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금호는 손해배상한도가 지나치게 높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다만 협상은 이어가겠단 입장이다.
이번 매각은 아시아나항공 모회사인 금호산업이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구주 6868만8063주(31.05%)를 비롯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인 신주를 함께 인수하는 방식이다. 앞서 HDC는 구주 가격 3200억원을 포함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약 2조5000억원을 들일 계획이었지만, 금호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할 때 구주 가격이 너무 낮다고 주장해 '밀당'을 이어왔다. 하지만 결국 이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박 전 회장 측이 자산총액 5500억원 규모의 금호리조트를 HDC에 추가로 요구했지만 이 역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 인수 대금이 아시아나항공 재개에 쓰이는 반면, 구주 매입 대금은 금호산업 등 금호 품에 들어가는 만큼 금호는 아시아나항공 구주 대금으로 금호 지주사인 금호고속 차입금 등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양쪽이 팽팽히 맞설 수밖에 없다.
협상이 지리하게 이어지면서 오는 12일로 예정된 SPA 체결이 연말로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측 모두 협상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무산보단 협상장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만약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될 경우 매각 주도권은 모회사인 금호산업에서 채권단인 산업은행 등에 넘어가 금호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 HDC 역시 아시아나항공 인수준비단을 설치하고 정몽규 HDC 회장이 나서서 인수 의지를 강하게 보인만큼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