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구조조정 고삐를 바짝 죄고 있습니다.
오는 23일까지 1차 옥석 가리기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면서 채권금융기관의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입니다.
정광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구조조정의 칼자루를 빼 들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92개 건설사와 19개 중소 조선사 등 110여 개 회사를 우선 평가해 오는 23일까지 구조조정 대상을 확정해 달라고 채권은행에 통보했습니다.
또 1분기까지는 210여 개 건설사와 30여 개 조선사로 평가를 확대해 마무리해 줄 것도 주문했습니다.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금융과 실물 모두 부실만 더 커지는 경기 악순환 고리를 끊겠다는 겁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1월 중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구조조정 고삐를 죄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채권은행은 평가대상 회사들을 4개 등급으로 나눠 C등급인 부실징후기업에 대해서는 워크아웃을, D등급인 부실기업에 대해서는 퇴출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구조조정이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벌써부터 의문입니다.
우선 23일까지 모든 평가를 마무리하기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기업 평가의 객관성도 의문입니다.
비상장사의 경우 내부 결산자료가 재무평가 기준으로 활용돼 객관성과 신뢰도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구조조정 칼자루를 쥔 주채권은행 결정에 대해 대상 기업은 물론 다른 채권금융기관과의 협조가 얼마나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실제 C&중공업에 대한 자금 지원과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은 채권단 내 이견으로 진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신속한 구조조정의 당위성은 공감하면서도 각론으로 들어가면 직면하게 되는 이견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결국 구조조정 성패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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