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 [사진 제공 = 롯데칠성] |
롯데칠성음료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 음료와 주류 각자 대표이사 체계를 이영구 대표 이사 체제로 통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음료와 주류부문을 공동 총괄한다. 지난해 말 주류부문 수장에 올랐던 김태환 대표는 취임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대표는 1987년 롯데칠성 물류기획팀으로 입사한 '32년 롯데맨'이다. 롯데알미늄과 롯데그룹 정책본부 등을 거쳐 2017년부터 롯데칠성 음료부문 대표를 맡아왔다. 롯데지주 측은 "음료와 주류의 유통, 생산, 판매 역량을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롯데칠성 음료부문 실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칠성 음료부문 매출은 2017년 1조5150억원, 지난해 1조5665억원, 올 상반기 8000억원 가량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1440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 780억원 가량으로 증가세다.
이 대표가 주류부문 대표를 겸임하게 된 배경은 롯데주류의 분위기 쇄신 풀이된다. 롯데주류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989억원으로 전년 동기(3637억원)대비 9.7% 증가했다. '처음처럼'의 수도권 점유율이 사상 최초로 20%를 돌파한 데 따른 효과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127억원으로 전년 동기(-311억원)보다 184억원 가량 개선됐다.
그러나 일본 불매운동이 일어난 지난 3분기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사인 탓에 처음처럼이 불매운동 타깃이 되면서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롯데주류의 3분기 매출은 1640억원으로 전년 동기(1954억원)대비 19.2% 급감했다. 영업손실은 205억원에 달한다.
반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는 '진로이즈백'과 '테라' 등 신제품 성공에 힘입어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실제 A편의점에 따르면 올해 7~11월 '참이슬' 판매량은 전년 동기간대비 21.5% 증가했다. 반면 처음처럼은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현재 처음처럼 점유율은 불매운동 등의 영향으로 줄어 16% 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맥주도 고사를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2014년 출시한 '클라우드'의 부진을 돌파할 카드로 2017년 '피츠'를 야심차게 내놨다. 그러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음식점을 제외한 가정 판매 채널에서 롯데주류의 지난 2분기 맥주 시장 점유율은 4.7%에 그쳤다. 이는 전분기보다 0.7% 포인트, 클라우드 출시 직후인 5년전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전임 두 대표 모두 주류 분야에서 선임된 인사나 연이은 실패로 새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결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새 대표는 무리한 신제품 출시 강행보다는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만드는 데 주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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