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하면, 주로 IT 제품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비행기나 자동차, 조선업 같은 제조업에서도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mbn이 마련한 새해 기획시리즈 '신성장 코리아',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가능성을 윤호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우리 기술로 개발된 고등훈련기 T-50.
마하 1.5의 속도로 창공을 가르는 모습이 일품입니다.
세계적으로 기술력도 인정받아 현재 아랍에미리트, 싱가포르와 수출 계약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윤호진 / 기자
- "이 T-50 훈련기 한 대 값은 수백억 원 정도입니다. 비행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비행기 값의 약 40% 정도에 달합니다."
비행기 조종실입니다.
각종 계기판엔 비행항법과 사격조준, 레이더 수신 상황이 표시되는데, 이 복잡한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항공 소프트웨어입니다.
문제는 이 항공 소프트웨어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
우리 기업들이 2012년을 목표로 항공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나선 이유입니다.
▶ 인터뷰 : 양상우 / 한국항공우주산업 전문위원
- "항공기 소프트웨어는 기술 난도가 높은 품목이기 때문에 기술 파급 효과가 큽니다. 자동차 또는 함정, 잠수함, 인공위성에도 국산화가 안 되는 부분의 기술을 전수해서…."
외국 기업이 독점하다시피한 시스템소프트웨어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도 있습니다.
통신사의 요금 인증시스템이나 공공기관·교육용 데이터베이스 관리 소프트웨어를 만든 이 업체는 한국의 오라클을 꿈꾸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기완 / 알티베이스 대표
- "작년에 우리가 약 5%의 시장점유율을 가져가서 120억 원정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어려운 경제환경에도 30% 정도의 매출 증가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기업들의 이런 노력으로 한국의 소프트웨어 생산액은 6년 새 2배 넘게 늘었고, 수출도 20배 이상 늘었습니다.
그만큼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고 경제 성장 기여율도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세계 100대 소프트웨어 기업 가운데 우리 기업은 단 3곳에 불과합니다.
특히 백신프로그램 등 보안 분야를 제외하고는 전 분야에 걸쳐 국내 시장이 외국산 일색입니다.
원천기술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산업으로서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인재를 키우는 일이 시급합니다.
▶ 인터뷰 : 김병수 / 지식경제부 소프트웨어진흥과장
- "지식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회적인 가치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가 먼저 소프트웨어 구매 관행이라던가 소프트웨어 구매 관련된 인식 같은 것을 집중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펼칠 계획으로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중국과 브라질보다도 뒤처진 15위 수준.
700조 원이 넘는 세계 시장의 99%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차지입니다.
역설적이지만, 그만큼 앞으로 우리가 영향력을 넓혀갈 시장이 크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소프트웨어는 자동차와 조선업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기존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큰 폭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우리 경제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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