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산차병원 부인종양센터 이철민 교수가 자궁내막암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일산차병원 부인종양센터 이철민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이로 인한 비만, 늦은 결혼 및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자궁내막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자궁내막암은 예후가 비교적 좋은 암 중의 하나로 조기 발견시 환자의 85% 이상이 5년 이상 생존하는 등 완치율이 높기 때문에 적절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습관 등 평소 자기관리와 함께 정기 검진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비정상 질 출혈이나 가족력 있으면 정기검진 통해 예방해야
자궁내막은 자궁의 가장 안쪽 면으로 임신 시 수정란이 착상하는 얇은 막을 의미한다. 자궁내막은 호르몬 영향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두꺼워졌다가 얇아지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렇게 두꺼워진 내막조직이 떨어져나가면서 생리가 발생한다. 이 자궁내막에 비정상적인 암세포가 발생하는 질환이 자궁내막암이다.
자궁내막암의 발생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 호르몬에 비정상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본다. 에스트로겐이 체내에 과도하게 쌓이면 자궁내막 세포의 증식이 촉진되면서 암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세포가 생길 확률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철민 교수는 "초경이 12세 이전으로 빠르거나 폐경이 51세 이후로 늦은 경우, 무월경 상태가 길어지는 경우, 출산경험이 없는 경우, 비만, 여성호르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을 장기 투여한 경우에는 자궁내막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부인과검진과 초음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전적 요인도 자궁내막암 발생에 영향을 준다. 환자 가족 중에 자궁내막암이나 대장암 등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자궁내막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전성 암종이 확인될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사, 조직검사 등의 면밀한 추적 검사 및 예방적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 30대 이하 자궁내막암 환자 증가 추세
자궁내막암의 주요 위험인자는 과체중, 조기 초경, 늦은 폐경 등이 꼽힌다. 또한 식생활이 서구화된 선진국 여성들에게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로 55세 이후의 늦은 나이에 나타난다. 그러나 최근에는 젊은 자궁내막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자궁내막암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그러나 20대는 2015~2019년 145명에서 403명으로 약 277% 증가했으며, 30대 또한 799명에서 1,529명으로 52% 증가했다. 즉 20~30대 환자 증가폭이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이제는 젊은 여성도 자궁내막암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철민 교수는 "지금까지 자궁내막암은 주로 50대 이상, 폐경 여성에게 자주 나타났지만 최근 들어 젊은 환자가 늘고 있다"며 "비만,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 환자의 증가가 젊은 자궁내막암 환자 증가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 조기 발견시 가임력 보존 치료로 임신·출산 가능
자궁내막암 환자의 약 90%는 폐경 전 월경 과다나 폐경 전후에 비정상적인 질 출혈 등의 부정 출혈을 겪는다. 또한 드물지만 자궁내막암이 자궁 밖이나 다른 장기에 전이된 경우에는 골반압통이나 하복통, 혈뇨, 빈뇨, 변비, 직장출혈, 요통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자궁내막에 이상이 관찰될 경우에는 자궁내막소파술 또는 자궁경하 조직검사로 내막암의 유무를 판별한다. 자궁내막암 치료로는 자궁과 양측 난소·난관을 절제하는 수술적 방법이 권고되며, 수술 후 위험인자에 따라 방사선 치료 또는 병기 정도에 따라 항암치료가 시행된다.
하지만 아기를 가지려는 40세미만 여성이라면 자궁·난소를 제거하는 수술 대신 호르몬요법을 써서 임신·출산을 한 뒤 수술하기도 한다. 다만 자궁내막에 국한된 초기 암에 경우에만 해당된다. 따라서 몸에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산부인과 정기 검진을 받을
이철민 교수는 "자궁내막암은 초기 발견시에는 수술적 치료만으로도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며 "다만 어린 나이에 자궁내막암이 발병하고 자궁내막에만 국한되어 있는 경우에는 가임력 보존을 위해 수술적 치료보다는 호르몬 치료로 자궁을 보존하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