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곳곳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학생들은 물론이고 중국동포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입니다.
mbn이 기획한 '고환율 시대' 두 번째 순서, 이성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말에 재입국한 중국동포 이영자 씨.
월급은 처음 입국했던 3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환율이 뛰어 실제로 고향에 보내는 돈은 60%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이영자 씨 / 중국 동포
- "예전에는 1년 벌어서 중국 가면 1~2년 살 수 있지만, 지금은 1년 벌면 중국에 가서 1년 살기 힘듭니다."
서울 영등포에 있는 중국 동포 취업 소개소입니다.
낯선 고국에서 일자리를 잡지 못한 동포들로 북적이던 이곳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쩍 한산해졌습니다.
위안화 가치는 날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지만 한국 돈의 가치가 땅에 떨어지면서 고국을 향하던 동포들이 발길을 돌린 겁니다.
▶ 인터뷰 : 이용후 / 한중경제친선교류협회장
- "저희가 봐도 (중국으로) 들어가시는 분들이 꽤 있어요. 나이 드신 분들. 젊은 친구들은 그래도 버텨보려고 일자리를 찾거든요."
밖에서 공부하는 한국 유학생들도 괴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유학생들이 모여 있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환율 급등에 끼니를 줄이는 방법에 대한 글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성식 / 기자
- "자고 나면 뛰는 환율은 기초 과학 연구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특성분석센터에는 연구실마다 수십억 원 상당의 장비가 쌓여 있습니다.
대부분의 장비는 할부로 구입하는데 환율이 천정부지로 뛰오르면서 수억 원의 환차손을 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 인터뷰 : 이연희 / KIST 화학분석센터장
- "작년 5월에 계약을 하고 작년 말에 들어온 장비 경우에는 거의 1억 2천만 원 정도의 환차손을 맞았습니다."
관계자들은 고환율이 지속되면 앞으로 새 장비를 사는 데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일부 의료기기 업체들은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마진이 줄면서 병원 납품을 망설이고 있어 '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환율에 여기저기서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습니다.
mbn 뉴스 이성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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