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편지를 주고받는 사람들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묵묵히 우편물을 전달하는 집배원이 있습니다.
오늘(22일), 우정국이 첫 설립된 정보통신의 날을 맞아 18년째 웃음을 전달해 온 한 여성 집배원을 윤영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6시.
수북하게 쌓여 있는 우편물 속에서 42살 여성 집배원 남윤희씨의 손길이 빨라집니다.
▶ 인터뷰 : 남윤희 / 광화문우체국 집배원
- "예전에 빨간 오토바이 타고 다니는 아저씨들 보면서 '나도 저 일이 하고 싶다. 참 좋은 직업 같다.'해서 신문 공고를 보고 응시를 해서 집배원이 됐어요."
상가와 주택 4천여 호가 넘는 넓은 구역.
꿈에 그리던 빨간 오토바이를 타고 종로에 도착하자마자 그녀의 잰걸음이 시작됩니다.
숨이 턱에 찰 만큼 고된 나날이지만, 남 집배원은 오히려 자신이 여성인 것이 더 행복합니다.
▶ 인터뷰 : 남윤희 / 광화문우체국 집배원
- "힘든 것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더 친숙해지고, 더 빨리 친해지고, 좋게 보시고. 친밀하게 대해주시니까 저도 모르게 밝은 마음이 생기고, 웃음이 나오고."
▶ 스탠딩 : 윤영탁 / 기자
- "남윤희 집배원이 이곳 종로 일대에서 우편물을 전한지 17년째, 이제 이 근방에서는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 인터뷰 : 맹혜원 / 인근 시장 상인
- "명랑하니까 반갑잖아요. 웃으면서 대해주니까 좋아요."
어려웠던 형편 탓에 우유와 신문을 배달하며 이뤄낸 집배원의 꿈.
'반가운 편지' 대신 등기물이나 광고물, 요금 고지서밖에 전할 수 없지만, 항상 웃는 그녀의 모습에서 시장 상인들은 내일의 희망을 봅니다.
▶ 인터뷰 : 남윤희 / 광화문우체국 집배원
- "천직이라고 생각하고요. 앞으로도 몸이 허락하는 한 이 일을 계속 하려고 해요."
mbn뉴스 윤영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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