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석유제품 판매가격의 안정을 위해 이달부터 정유사들의 공급가격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혼란만 더 커지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김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요즘 운전자들은 주유소에서 기름 넣기가 겁이 납니다.
경기침체로 지갑은 얇아졌는데 기름 값은 올랐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광혹 / 운전자
- "(기름 값이)많이 부담스럽죠. 내리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은 거 같아요."
이런 이유로 정부는 이달부터 정유사들의 공급가격을 공개해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최고가와 최저가 정유사를 한눈에 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스탠딩 : 김정원 / 기자
- "소비자들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정유사의 공급가격 순위는 실제 기름 값 순위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5월 첫째 주 공개된 공급가격을 보면 보통 휘발유는 SK에너지가 가장 쌌고 에쓰오일이 가장 비쌌습니다.
하지만,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기름의 경우 SK에너지가 가장 비쌌고, GS칼텍스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순이었습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걸까?
다른 정유사는 주유소와 직접 거래하지만, SK에너지는 대리점인 SK네트웍스를 통해 물량의 65%를 공급합니다.
중간유통마진이 붙는 바람에 소비자 가격이 제일 비싸진 것입니다.
정부가 이런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출고가격 평균을 공개하는 바람에 공급가격 순위와 주유소 판매가격 순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겁니다.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한정현 / 운전자
- "(더 자세하게 기름 값) 공개를 해야죠. 알아야 하니까. 넣는 사람들도 좀 알아야 하니까. 그런 거 공개해 주면 좋죠."
하지만, 정부는 추가적인 공개는 정유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할 수 있다며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성시헌 / 지식경제부 석유과장
-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장 경쟁촉진 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방법이 지금 취하고 있는 정유사별 주간 평균가격이라는 결론이었고요. 세분화해서 공개를 할 계획은 없습니다."
석유제품 판매가격의 안정을 목표로 도입된 공급가격 공개가 소비자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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