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에 맞서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한 소형 슈퍼마켓과 시장 상인들의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통업체와 지역 상인들이 상생을 위한 첫 만남을 가졌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 했습니다.
윤호진 기자입니다.
【 기자 】
경기도 안양에 있는 중앙시장.
상인들은 오늘도 생업을 내던지고 길거리로 나왔습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슈퍼마켓이 들어서면 40년 넘게 삶의 터전이 돼온 재래시장이 고사할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두천 / 중앙시장 상인연합회장
- "벌써 매상이 30~40% 줄고 있습니다. (이마트 등) 대기업에서 들어와 있는 현재도. 그러면, SSM(대형 슈퍼마켓)이 들어오면 우리는 영업을 그만 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윤호진 / 기자
- "식당이 있던 자리엔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슈퍼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재래시장과 불과 2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지역 상인들의 걱정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순복 / 안양 중앙시장 상인
- "그렇게 큰 대기업이 들어오면 여기는 다 죽어. 여기뿐 아니라 안양이 다 죽잖아. 그러니까 자꾸 이제 (시위하고) 저러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대형 슈퍼마켓들이 전국 곳곳으로 파고들자 지역 상인들도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지역 상인들의 사업조정 신청으로 지난 20일 인천 옥류동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개점이 보류됐고, 인천 부평구, 경기도 안양시, 충북 청주 등에서도 개점보류 신청이 뒤따랐습니다.
대전과 창원 마산 지역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처럼 실력대결 양상으로 치닫자 대형 유통업체와 슈퍼마켓연합회는 상생을 위한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 인터뷰 : 김경배 / 슈퍼마켓연합회장
- "과다 판촉행위라든가 최저가 보상제를 통해서 위기감을 조성하고 우리한테 독과점 식으로 제조업체들한테 압력을 넣어서 물건을 못 주게 한다든가 이런 것을 자제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들은 연합회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 차원의 보호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골목상권'을 둘러싼 대형 유통업체와 지역 상인들의 대립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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