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선물을 주고 받는 분들이 많은데 올해는 유독 망설여지는 선물이 있습니다.
과일 배입니다.
배 8개가 들어간 선물세트가 10만 원이다보니, 배 대신 사과로만 채운 과일세트가 인기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배를 안 살 수는 없으니 제사상에 놓을 만큼만 낱개로 사기도 합니다.
이승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강서구의 한 대형마트, 과일 선물세트 매대 앞이 한산합니다.
배값이 치솟은 탓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겁니다.
배 선물세트는 비싼 건 10만 원에도 팔리는데, 사과세트와 비교하면 적게는 2만 원, 많게는 4만 원까지 차이가 납니다.
▶ 인터뷰 : 채경희 / 서울 강서구
- "박스(선물세트)로는 못 사요. 낱개로 한두 개, 무조건 낱개로 사요. (사과랑 배를) 같이 하면 양이 어떤 때는 더 적은 것 같아서…."
이렇다보니 사과로만 구성된 과일세트도 적지 않게 보입니다.
▶ 스탠딩 : 이승훈 / 기자
- "통계상으로도 배 소매가는 10개에 4만 4천 원 선으로 평년 대비 1만 2천 원가량 비싼데, 이는 지난해 이상 고온이 이어져 유독 배 작황이 좋지 않았던 탓입니다."
과일 등 농수산품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차례상 비용도 지난해보다 비싸졌습니다.
서울에서 차례상을 차릴 때 전통시장을 이용하면 22만 4천 원, 대형마트는 25만 9천 원이 들어, 작년보다 각각 1%와 2.5% 올랐습니다.
▶ 인터뷰 : 송미령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민생선물세트라고 해서 수급에 여유가 있는 품목으로 30% 할인된 선물세트를 만들었는데 거기에서도 일단 배는 제외를 시켰습니다."
설 선물과 제수용품 가격이 만만치 않아 서민들은 시름이 깊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와인과 한우 등 고가의 백화점 선물세트 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 설 선물 양극화도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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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강두민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그래픽 : 김지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