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제품을 모방해 다른 제품으로 출시하는 걸 일명 '카피캣'이라고 하는데요.
최근 뷰티 업계에서는 카피캣이 만연하며 혁신적인 제품 개발의 의지를 꺾고 있습니다.
특히나 피해 사실 입증도 어려워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피해가 더 큽니다.
민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5년 전 액상 형태의 콜라겐을 출시해 주목받은 한 중소기업 대표는 최근 고객으로부터 다른 회사에도 같은 제품이 출시됐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제품명부터 주요 성분 구성, 심지어 원산지까지 유사했고.
맛과 성분을 묘사한 표현이나 주스, 슬러시 형태로 즐길 수 있다는 안내 문구까지 비슷하다는 겁니다.
상대는 매출 규모가 30배 이상 큰 대형 업체였습니다.
▶ 인터뷰 : 김재현 / 오니스트 대표
- "베껴서 자본력으로 마케팅을 해 버리면 사실 이게 누구 건지 소비자들은 알기가 어렵거든요. 작은 기업 입장에서는 누가 이렇게 투자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되겠어요."
모방 업체는 "빠르게 변하는 해외 뷰티 산업 트렌드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세심한 검증이 부족했다"며 시스템 보완을 약속했고, 문제의 상품 페이지도 곧바로 삭제했습니다.
하지만, 이 중소기업은 과거 대형 제약사로부터 비슷한 피해를 입은 적이 있던 터라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 인터뷰 : 김재현 / 오니스트 대표
- "언제 다시 (제품이) 올라갈지 모르는 일이에요. 제품 내리는 게 클릭 한 번으로 내릴 수 있으니까. 그게 참 불안하죠."
이처럼 다른 업체의 비슷한 제품을 모방해 새 제품을 출시했다는 분쟁이 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민지숙 / 기자
- "지난해 기술이나 디자인을 침해당했다는 분쟁 조정 신청은 160건으로 관련 위원회가 만들어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에 근거해 법적으로 다툴 수 있지만, 소기업 입장에서는 피해 사실을 증명하기부터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최승진 / 변리사
- "광고액도 얼마 사용했고, 매출액도 얼마 나왔고 이랬는데 이쪽에서 모방함으로 인해서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사실 입증하는 게 쉽지는 않죠."
특히나 현행법상 '모방'의 기준이 추상적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유사성을 판단할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MBN뉴스 민지숙입니다.
영상취재: 김 원 기자,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
그래픽: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