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조성 이후 한강변 부촌으로 떠오른 성수…다음은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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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민공원 촉진 1구역 파크시티 조감도 |
부산시민공원 일대 재정비촉진구역이 서울의 대표적인 ‘핫플’이자 한강변의 부촌으로 자리매김한 성수동과 ‘닮은 꼴’이 될 것이란 기대감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부산시민공원과 서울숲이 위치해 뉴욕 센트럴파크 등 세계적인 명소와 견줄 수 있는 ‘도심 속 대형공원’이라는 공통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공업 지대였던 성수동은 단기간 내 일대가 상전벽해를 이루며 ‘한국의 브루클린’이라는 평이 뒤따르고 있다. 지난 2005년 서울숲이 문을 연 이후 공원을 중심으로 초고층 주상복합이 속속 들어선 데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힙(Hip)’한 문화 공간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국내 대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발맞춰 품격 있고 쾌적한 주거생활을 영위하려는 ‘영 앤 리치’ 등 고소득 수요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현재 성수동은 서울에서도 강남3구와 어깨를 견줄 수 있는 명실상부한 부촌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다.
실제, 부동산 R114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 간(2015~2024년) 성수동1가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은 209.05%를 기록했다. 이 기간 서울(142.85%) 및 강남3구(159.2%)의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높은 몸값 상승세에 힘입어, 3.3㎡당 평균 매매가격 역시 지난해 기준 7037만원에 달했다. 강남3구 중 하나인 송파(5757만원)와 비교해 1000만원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개별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아크로서울포레스트(2021년 입주)’ 전용 159㎡가 지난 2월 135억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거래된 110억 원과 비교해 7개월 만에 25억 원 급등한 것이다.
이처럼 서울숲이 지역가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면서 ‘닮은 꼴’ 부산시민공원에 대한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실제, 서울숲과 부산시민공원은 역사적으로나 기능적으로 공통점이 많다.
서울숲은 과거 한국전쟁 직후인 지난 1954년, 당시 동대문구 신설동에 위치해 있던 경마장이 이전해 온 이후 88 서울 올림픽 직후까지 30여 년 간 경마장으로서 기능을 수행했다. 이후 서울시의 ‘뚝섬 숲 조성 기본계획’이 발표되면서 2004년부터 공사에 돌입해 2005년 문을 열었다.
부산시민공원의 경우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의 세수 확보와 군사적 목적의 사전 기지화 작업의 일환인 경마장으로 운영됐다. 광복 이후에도 70년 간 주한미군사령부(캠프하야리아)가 주둔하는 등 오랜 기간 시민들의 삶과 동떨어져 있었다. 이후 2006년 하야리아 캠프기지가 폐쇄되면서 공원 조성계획 수립 등의 과정을 거치며 지난 2014년 5월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대지면적 48만994㎡(서울숲)와 47만1578㎡(부산시민공원)의 규모에서 알 수 있듯 기능적 측면에서도 상당 부분 유사하다.
서울숲은 문화예술공원, 자연생태숲, 습지생태원, 자연체험학습원, 한강 수변공원 등 5가지의 테마가, 부산시민공원 역시 기억(MEMORY), 문화(CULTURE), 즐거움(PLEASURE), 자연(NATURE), 참여(PARTICIPATION) 등 각기 다른 테마가 접목됐다.
여기에 수십만 그루 이상의 식재가 조성돼 있고 산책로를 비롯해 남녀노소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다채로운 시설이 들어서 있어 바쁜 시민들의 일상에 휴식처를 선사하는 도시 정원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도 공통적인 특징이다. 현재 두 공원 모두 세대를 막론하고 지역민들이 일부러 찾아가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가운데, 부산시민공원 일대 재정비촉진구역을 중심으로 자산가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숲 조성에 힘입어 부촌으로 발돋움한 바 있는 성수동의 성공신화가 재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시민공원재정비촉진지구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부산시민공원 일대는 향후 약 9000가구에 달하는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지난 2007년 5월 정비구역으로 지정 고시된 이후 현재 촉진 1~4구역까지 사업시행계획인가 및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득하는 등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 올해 말 촉진 1구역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다. GS건설을 비롯해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등 국내에서도 내로라하는 메이저 건설사들이 다수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걸고 시공사로 참여하는 만큼, 지역민들의 기대감이 높다.
시민공원 재정비촉진지구는 부산의 허브로 통하는 부산시민공원을 내 집 앞마당처럼 누릴 수 있는 입지환경이 강점이다. 이 곳에는 왕벚나무 산책길 및 메타세콰이어 길 등 특화 산책로를 비롯해 하야리아 잔디광장, 기억의 숲, 기억의 기둥, 하늘빛 폭포(겨울연못), 미로정원, 에코브릿지, 전포천, 참여의 벽, 문화예술촌, 공원역사관 등이 자리하고 있어, 인근 입주민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전망이다.
여기에 부전역(동해선, 부산 1호선)이 인근에 있어 부산 각지로의 이동이 쉽고, 구역별로 각급 학교도 지근거리에 위치해 안심 통학이 가능하다. 향후 주거타운 조성 시 수요 유입에 따른 인프라 확충이 예상되는 만큼 주거환경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이렇다 보니 지역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그간 해운대구를 중심으로 쏠렸던 ‘부(富)’의 흐름이 시민공원 일대로 옮겨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김경기 기자 goldgam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