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7억 원 규모의 정부 예산이 들어간 R&D 사업이 기존 민간 기술을 신기술로 이른바 '택갈이'를 해 성과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담당 연구원이 같은 연구소 출신 연구원이 차린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금품을 받은 점도 감사 결과 확인됐습니다.
유승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가상현실 생태계 조성을위해 국산 소프트웨어 '다누리-VR'을 공개했습니다.
정부 출연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주도로 진행된 이 사업에는 모두 357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당시 사업을 총괄했던 ETRI 소속 A 연구원이 보고한 기술은 새로 개발한 게 아니었습니다.
참여 기업 가운데 한 곳이 사업 참여 전부터 보유한 기술을, 마치 새 기술인 것처럼 포장한 이른바 '택갈이' 기술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A 연구원은 "창업 준비를 돕겠다"며 같은 부서 소속 연수생에게 자기 집 주소를 창업 주소로 제공했습니다.
이후 그 연수생이 회사를 차리자, 사업 조건에 맞지 않았음에도 여러 차례 일감을 몰아줬습니다.
또한, 사업에 참여한 기업으로부터 현금 1천만 원을 받았지만 바로 신고하지 않았고, 해당 기업을 이후 사업에서 배제하지도 않았습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감사위원회는 종합감사를 벌여, ETRI 측에 해당 연구원에 대한 중징계와 함께 후속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또, A 연구원을 금품 수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ETRI는 "해당 연구원이 사실 관계 등을 바로 잡고자 이번 처분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MBN뉴스 유승오입니다.
[victory5@mbn.co.kr]
영상편집 : 김미현
그 래 픽 : 최지훈
화면출처 : Youtube 'HUG Viet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