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더스’ 촬영이 고된지 살 빠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그는 “나보다 이끌어가는 제작진이 더 힘들다”고 입을 열었다. 전문적인 경제드라마는 거의 처음이라 끝까지 사투를 벌이며 창작하고 있다고. 그래도 여러 번 호흡을 맞춰 본 스텝들이라 마음은 잘 맞는다고 덧붙였다.
조선 최고의 추노꾼이었던 그가 요즘은 펀드매니저 출신의 변호사 도현으로 살고 있다. 상상할 수 없는 돈을 쥐락펴락 하고, 대기업에 맞서 팽팽한 대결을 펼치기도 한다. 당초 여자 친구 이정연(이민정 분)과 행복한 가정을 꿈꿨던 그지만 거대 헤지펀드의 대표 유인혜(김희애 분)와 인연을 맺으면서 돈과 권력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도현은 버라이어티하지도 않고, 답답할 정도로 틀에 갇혀있죠. 감정변화도 별로 없고. 그런데 한 번 감정을 토로하는 순간 그 흡입력은 상당하다”며 도현의 담백한 캐릭터를 설명하는 그의 눈이 반짝인다.
“도현에게는 윤리적인 틀이 없어요. 목적성을 가지고 공부한 것이 아니라 맹목적인 공부였던 겁니다. 건실한 사업가로 성공해서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의무보다 단지 ‘그것이 행복인지 아닌지’를 막연히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죠.”
“이것이 두 이상형으로 이어 진거에요. 이정연에게서는 아들을 감싸며 헌신적으로 키웠던 어머니의 모성을 느끼고, 유인혜에게서는 돈을 증오하면서도 악착같이 모을 수밖에 없었던 현실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느끼는 것이죠.”
그러나 유인혜에게 배신을 당한 도현은 절치부심으로 철저한 복수를 꿈꾸고 있다. 복수에 성공하면 도현은 행복해질 지 장혁에게 묻고 싶어졌다.
“도현에게 복수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에요. 사실 행복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 정연을 떠난 것이죠. 이미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지만, 결국엔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지 않을까요? 전문 경제 드라마지만 결국 돈보다는 사람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까요.”
드라마와 캐릭터에 대해 설명하는 그의 입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드라마 초반 제기됐던 연기력 논란이 어느새 잠잠해진 이유가 여기 있다. 장혁은 이미 도현과 하나가 되어 있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전현매 인턴기자 / 사진=팽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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