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더 매시브 크래쉬' 이후 7년간 침묵했던 크래쉬는 최근 새 앨범 '더 파라곤 오브 애니멀스'를 발표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원년멤버 기타리스트 윤두병의 복귀다. 윤두병은 앨범 전체에서 특유의 날카롭고 현란한 연주력을 과시하며 이번 앨범에서 크래쉬의 전성기 시절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원년멤버의 합류와 함께 장르자체도 크래쉬 만의 정통적인 스래쉬 메틀 노선으로 돌아왔다. 하재용과 윤두병 트윈기타와 정용욱의 드러밍은 근래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스트레이트함과 다이나믹함이 조화롭게 전개된다.
7년 여간의 공백을 한 풀이라도 하듯 앨범 타이틀곡인 ‘크래쉬 데이(Crashday)’를 비롯해 ‘루이네이션 이펙트(Ruination Effect)’와 ‘미스가이디으 크라이미널스(Misguided Criminals)’, ‘리볼버(Revolver)’, ‘그리핑 아아 엠(Creeping I Am)’등의 수록곡 대부분이 해비함과 그르부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곡들이다.
이번 앨범은 크래쉬가 레코딩과 믹싱을 스스로 작업했다. 크래쉬가 국내 대표적인 록 음악 엔지니어 조상현과 수없는 실험을 반복해 완성한 사운드는 '날카롭지만 가볍지 않고 묵직하지만 둔탁하지 않은' 최적화된 사운드를 보여준다.
1994년 1집 'Endless supply of pain'를 발표하고 동양인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보컬과 육중하고 파워풀한 스래쉬 메탈 사운드를 선보이며 국내 록음악계에 충격을 줬던 크래쉬는 그동안 총 5장의 정규 앨범을 통해 두터운 마니아 군을 확보했다. 크래쉬의 음악은 비단 국내 뿐 아니라 가까운 일본을 비롯해 영국, 미국 등 록 마니아들과 음반 관계자들로 부터 '세계적 수준의 밴드'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새 앨범은 보컬과 베이스를 맡고 있는 안흥찬이 직접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며 그간 일본공연 등을 통해 일본에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현지 발매도 준비중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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