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령’(감독 고석진)에서 부모를 잃고 홀로 남겨진 조카 빈(이형석)을 맡아 남편(박성민), 동생(효민)과 함께 사는 ‘서니’로 나온다. 한은정은 억울하게 죽은 아이의 영혼이 다른 이의 몸속에 들어가 끔찍한 살인사건을 벌이는 내용을 그린 영화에서 불안감에 휩싸이고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는 인물이다.
한은정은 “청순하고 수수하게 나오는데 ‘구미호’ 때와는 또 다른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서니는 모성애와 사랑이 잘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만족했다.
‘구미호: 여우누이뎐’에서는 어린이 배우 김유정(12)과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더니 ‘기생령’에서는 이형석(11)과 호흡을 맞췄다. “지난번에도 아이들하고 연기했는데 이번에도 그래요. 아이들을 예뻐해서 그런지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연기하는 아이들은 정말 영특해요. 습득하는 능력도 빠르고, 기존 배우들 보다 잘하는 것 같다니까요.” (웃음)
결혼적령기가 돼서 아이들을 좋아하는 건 아닐까. 그는 “원래 아이들을 정말 좋아 한다”며 “하지만 아직 아이 낳는 것은 싫다. 그래도 어차피 낳을 것이라면 조금이라도 일찍 낳고는 싶다”고 웃는다.
한은정은 “3, 4년 안에는 결혼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그 전에 좋은 사람이 있으면 언제라도 결혼하고 싶다”고 바랐다. 이어 “그릇이 넉넉하고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 좋다”며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무엇보다 다른 일 다 제쳐두고 나를 첫 번째로 생각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겁이 많은 편이긴 한데 의외로 대범하기도 해요. 뭔가 결정할 때 주위에서 위험하다고 하거든요. 뭐, 주관이나 뚝심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촬영장 분위기도 무섭지 않았고요.”(웃음)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로 데뷔한 뒤,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 사랑받아온 한은정. 그는 예전부터 이어온 자신의 외모가 독이 됐다고 생각했다. 멀리 가는 배우가 되기 위해 여러 역할을 했다. 드라마 ‘서울1945’, ‘구미호: 여우누이뎐’, 영화 ‘신기전’, ‘기생령’…. 여배우에게 외모는 중요할 텐데 아랑곳하지 않고 여러 역할에 도전하는 모습이 천상 배우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사진=강영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