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월화극 1위는 평균 시청률 약 17%를 기록하고 있는 퓨전사극 SBS ‘무사 백동수’다. KBS 야심작 ‘포세이돈’은 이성재, 이시영, 최시원 등 초호화 캐스팅은 물론 볼거리가 풍성한 해양 경찰 이야기를 담은 블록버스터 급 드라마다. 이전 ‘스파이 명월’ 역시 북한 간첩과 톱스타의 이야기로 한예슬, 에릭 주연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한 자릿수 시청률을 면치 못하고 실패했다. KBS는 월화극 1위 자리를 놓고 연이어 블록버스터 급 맹공을 펼치고 있으나 아직까지 민망한 수치에 머무르고 있다.
수목극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현재 평균 21%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KBS ‘공주의 남자’ 는 탄탄한 스토리와 고전적인 영상미로 수목극 1위 왕좌를 고수하고 있다. 문채원, 박시후 주연으로 방송 초반 연기력 논란이 빚어지는 등 잡음이 생기기도 했으나 뛰어난 드라마 구성과 현장 팀웍으로 논란을 일축했다. 특히 문채원은 이 작품을 통해 일약 스타텀에 오르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이다.
한류스타 최지우의 열연으로 반짝 관심을 모은 MBC ‘지고는 못살아’는 평균 시청률 5%대를 기록하며 전혀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5일 새롭게 방영되는 궁중 미스테리 사극 SBS ‘뿌리 깊은 나무’ 역시 강력한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한석규, 장혁, 신세경 등 초호화 캐스팅도 화제를 낳았지만 무엇보다 기존에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세종’과 ‘훈민정음 창제과정’ 을 중심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역사를 근간으로, 허나 역사의 이면을 상상으로 재구성한 독특한 형태의 드라마로 사극의 또 다른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주말 안방극장 역시 다를 바 없는 상황. 현재 KBS 대하사극 ‘광개토태왕’ 이 18%대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말의 밤을 독주하고 있다. 최근 20% 시청률을 돌파, ‘광개토태왕’ 의 전성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가파른 시청률 상승세가 기대된다.
이처럼 현재 퓨전사극에서부터 전통사극까지 사극의 화려한 변신이 잇따라 안방극장을 장악하면서 겉만 번지르르한 블록버스터 드라마들은 시청자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단연 ‘사극’ 의 열풍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 ‘사극’ 의 특성상 기존의 어느 정도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인다는 스토리의 탄탄함을 주목해야한다. 그만큼 시청자는 더 이상 볼거리만 많
그간 주춤했던 사극의 변신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거대한 블록버스터 드라마들이 제 값을 하기 위해 채워야 할 것은 무엇인 지 근본부터 되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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