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천희(32)는 ‘딸바보’라기 보다 ‘와이프 바보’ 같았다. 지난 3월, 9살 어린 배우 전혜진과 결혼 한 뒤 4개월 만에 득녀한 그는 신혼의 재미에 푹 빠져있다.
그는 “떨어져 있는 게 오랜 만인데 연예할 때의 느낌”이라며 “와이프가 집에 있을 때는 딸만 예뻐한다고 그러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나는 와이프가 좋다”고 웃었다.
순해보이고 웃기도 잘하며 말투도 부드러운 이천희. 하지만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 들고 온 ‘바비’ 속 인물에서는 그의 실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고 내가 연기하는 인물은 정말 나쁜 놈이라고 생각했다”며 “마음이 편하지 않았지만 그가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하며 연기를 했다”고 몰입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실제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보면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도가니’와도 비슷한 것 같네요. 실제 사건이니까요. 내용은 다르지만 우리도 영화도 비슷하게 생각할 거리를 줬으면 합니다.”
‘바비’는 1990년 한 감독이 다루려 했다가 우리나라와 미국 정부 간 마찰이 생길 것을 우려한 시선 탓에 접었던 작품을 이상우 감독이 끄집어낸 작품. 우정과 입양이라는 국제적 제도 뒤에 가려진 가식을 전하기 때문에 무겁다. 특히 이 이야기가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영화 ‘엄마는 창녀다’, ‘아버지는 개다’ 등을 연출한 문제적 감독 이상우의 신작이라는 이유도 있다. 그의 전작들을 본 사람들이라면 감독의 메시지가 절대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감독님의 사상이 궁금했어요. 솔직히 만나기는 싫었는데 왜 이런 이야기를 생각했는지 물어보려니 두근거렸어요. 물론, 만나보니 영화에서 본 느낌과는 다르게 점잖으셨어요. 나중에는 다 탄로 났지만요.(웃음) 영화 찍는 것을 보니 생각도 깊게 박혀있는 분 같고,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이겁니다’라고 콕 집어서 얘기 하시는 모습도 좋았어요.”
“세 자매가 오면 현장이 늘 즐거웠어요. 구룡포는 힘들었는데 아이들 때문에 그게 줄어든 거죠. 얘네들도 힘들텐데 너무 재밌게 촬영하니깐 저를 비롯한 스태프가 아이들도 하는데 우리도 재밌게 하자고 했죠.”(웃음)
같이 인터뷰에 참석한 김새론·아론양을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모습이 영락없이 온자한 아빠다. 새론과 아론도 “너무 착하고 좋은 삼촌”이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해운대(부산)=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사진=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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