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는 28일 오후 SBS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 파주 탄현 프리즘공단 세트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내 나이에 기억을 잃어가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해야 하는 감정을 연기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감정들이 올라올 때마다 너무 힘들다. 그런 극적인 표현을 한다는 게 심리적으로 힘든 것 같다”며 “(드라마가) 끝나고 많은 휴식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수애는 극중 박지형(김래원)을 사랑하지만 다른 여자와 결혼을 준비하는 그와 헤어져 가슴아파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인물을 연기 중이다.
그는 “만약 내가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면 몇날며칠을 좌절해 있었을 것 같다”며 “하지만 극중 ‘동생이 아니면 끝내버릴 수도 있는데’라는 대사가 있는 것처럼 서연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 같다. 나였다면 금방 무너져버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비교했다.
수애는 그간 펼쳐왔던 연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독해 보이는 이미지에 강인함도 묻어난다. 김수현 작가 특유의 스타일이 수애를 통해 표출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수애는 이에 대해 “이제껏 해보지 못한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의 희열과 보람, 좌절감을 맛보면서 배우로서 성장기를 보내고 있다”며 “내 안에 또 다른 부분을 보여드렸을 때 배우로서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아직도 내 안에는 많은 모습들이 잠재해 있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김수현 작가와의 작업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대사도 많고 내면 연기 때문에 부담도 됐지만 신나고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며 “내가 완벽주의자다보니 많은 대사에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많이 느낀 것 같다. 작가님이 그것을 알았는지 격려를 많이 해줬다. 어제도 문제로 ‘잘하고 있다’고 격려 해줬다”고 좋아했다.
연인과의 이별과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것 중 어느 것이 더 힘들까.
수애는 “연인과의 이별보다는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을 때 심적 고통이 더 큰 것 같다”며 “연인과의 이별은 의지로 극복할 수 있지만 병은 기억을 잃고 생과 마감하는 것을 맞닥뜨리는 것이고, 소중한 사람들과 이
‘천일의 약속’은 기억을 잃어가는 여자 이서연(수애)과 사랑하면서도 부모끼리의 약속 때문에 서연을 사랑할 수 없는 남자 박지형(김래원)의 이야기를 그린다.
[파주=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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