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기만랩 팀장(이하 만랩): 2012년은 한국영화계가 조금 우울하게 시작했네요. 한국영화 기대작이라는 ‘마이웨이’가 기대 이하의 평가와 흥행을 기록하고 있고, 예상 외 선전을 벌일 것 같던 ‘퍼펙트 게임’도 기를 못 펴고 있으니까 말이죠. 2011년 초반에는 전해 개봉한 영화 ‘황해’와 ‘헬로우 고스트’가 인기를 끌었고, 또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이 1월 개봉해 흥행을 이어가 한국영화 기를 살려줬잖아요!
만랩: 장동건씨 영화가 요즘 너무 무겁다는 말이 많아요. 저번 ‘워리어스 웨이’에서도 그랬는데…. ‘시크릿 가든’의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인 드라마 ‘신사의 품격’으로 잠깐 숨을 돌리면 좋을 것 같은데 출연 안 한다고 하네요. ‘마이웨이’ 끝나고 바로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 촬영에 들어가서 물리적으로 출연을 하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남친보다 단독(이하 단독): ‘퍼펙트 게임’도 참 아까운 영화에요. 야구를 잘 모르는 제가 봐도 감동적이고 재미있게 봤어요. 솔직히 더 잘 될 줄 알았는데 너무 흥행이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평점도 높은데 말이죠. ‘마이웨이’와 대적할 수 있는 제작비는 아니지만 그래도 70억 원이나 들어간 영화에요.
늑대: ‘미션 임파서블4: 고스트 프로토콜’과 ‘셜록홈즈: 그림자 살인’의 힘이 너무 큰가 봐요. ‘퍼펙트 게임’이 CGV의 횡포가 부당하다며 ‘퐁당퐁당’에 대해 항의한 사건도 영향을 못 미친듯 해요. 좀 더 기다려야 하나 봐요.
최장수연애 기자(연애): 이제는 관객들이 대작에 그렇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재미있는 작품을 원하는 거죠. 재미만 있다면 어떤 영화든 입소문을 탈 수 있어요. SNS 힘 대단하잖아요? 정말 냉정하게 평가를 받죠. 스타 감독이나 톱스타 같은 요소들이 의미가 없어요. 신인들의 작품도 정말 재미있으면 성공할 수 있죠.
단독: 맞는 말인데, 왜 ‘퍼펙트 게임’은 안 될까요? 정말 ‘퐁당퐁당’ 때문인건지, 아니면 저만큼의 감동을 다들 못 느낀 건지 모르겠네요.
당직후클럽 기자(이하 클럽): 입소문이 더 나야 하나 보죠. 관객들이 찾으면 더 많은 상영관에서 하잖아요. 지난해 흥행 영화로 꼽히는 ‘완득이’, ‘도가니’ 같은 영화들도 점점 상영관을 확장해 갔잖아요.
연애: 맞아요. 흥행이란 게 참 모르는 거예요. 지난해 개봉했던 꽤 괜찮은 로맨틱 드라마나 멜로도 흥행에 ‘ㅎ’ 자도 꺼낼 수도 없게 됐으니까요. 운도 따라야 하는 거죠.
만랩: 올해 영화계는 정말 볼만 할 것 같네요. 19일에 또 ‘퐁당퐁당’ 논란이 일어날 지도 모르겠는데요? 좋게 말하면 영화들의 정면 대결이겠죠. ‘부러진 화살’, ‘네버엔딩 스토리’, ‘댄싱퀸’, ‘페이스 메이커’ 등 한국영화만 4편이군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같은 외화도 몇 편 있네요. 1월부터 정면 피 터지겠네요.
늑대: 개봉 영화도 많고 실력을 겸비한 중견 감독들도 속속 복귀하잖아요. 일단 ‘타짜’, ‘전우치’의 최동훈 감독이 ‘도둑들’로 돌아와요. 유하 감독도 ‘하울링’, 김대승 감독도 ‘후궁: 제왕의 첩’으로 관객을 찾는데 벌써부터 몸이 근질근질해요. ‘미쓰고’ 프로젝트도 있고, ‘조선의 왕’도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죠.
클럽: 개인적으로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잔인한 영화들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악마를 보았다’ 같은 거요. 흐흐흐. 한국영화의 잔혹성으로 ‘코리안 호러’ 이런 장르를 개척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단독: 그런데 최근에는 잔인한 영화들이 그렇게 괜찮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악마를 보았다’ 같은 경우도 잘 안 됐잖아요. ‘황해’도 기대 이상의 흥행은 되지 않았다고 하던데요?
클럽: 그냥 제 바람이 그렇다고요.(버럭) 다양한 장르가 나오면 좋은 것 아닌가요? 제가 원하고 생각하는 장르는 잔혹성이라는 거예요.
만랩: 어찌됐든 올해는 보다 더 괜찮고 다양하고 재미있는 영화들을 봤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해요. ‘퐁당퐁당’ 논란이 없어지면 좋겠지만 모르겠네요. 현재까지 나온 라인업을 보면 다양한 기대작들이 많은데 어떠한 형태로든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해요.
늑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매년 비슷한 문제가 터지잖아요. 곪고 곪았던 것이죠. 영화관을 많이 세우고 영화를 많이 보면 되겠지만 그게 이해타산도 맞아야 하고 쉽지는 않잖아요. 극장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기도 그렇고요. 당국에서 역할을 잘 해줘야 하는데 이게 조사하기도 참 힘들고 애매합니다잉~
연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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