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코알라와는 달리 하얀 털을 지닌 쟈니는 별난 외모 탓에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다. 코알라 무리에서 괴롭힘을 당하다 욕심쟁이 매니저 하미쉬와 사진사 원숭이 히긴스의 꼬임에 빠져 서커스단에 들어가고, 인기를 얻는가 싶더니 다른 스타가 등장해 관심에서 또 멀어진다.
그러다 서커스단이 다른 목적지로 이동할 때 쟈니 일행은 사고로 이탈하게 된다. 우연히 사악한 무리인 악어 보그 일당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동물들을 도와준 쟈니는 일약 영웅이 된다. 하미쉬는 쟈니를 슈퍼스타로 만들기 위해 가짜 영웅 행세를 시키고 ‘코알라 키드’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하지만 행복은 잠시 뿐. 서커스단 광대였던 사실이 탄로 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그 일당은 미란다의 동생 샬롯을 납치했다. 쟈니는 샬롯을 구해 진짜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코알라 키드: 영웅의 탄생’은 온갖 역경을 헤치며 자신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쟈니의 성장담이다. 그의 모험은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감동도 있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저리가라 할 정도로 탄탄한 내용이다. 과격하고 요란한 장치들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아이들과 부모들의 눈길도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산사태를 일으켜 얼떨결에 보그 일당을 물리치는 장면과 다리가 끊어진 상황에서 우연히 나무다리를 만들어내는 장면, 무시무시한 두 마리 거대 뱀을 요리조리 피하다 보니 꼼짝 못하게 묶이게 된 장면 등 우연이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배꼽을 잡게 만든다.
또 하미쉬가 쟈니의 스타 화보를 찍는다며 요청한 포즈들은 할리우드 영화 ‘슈퍼맨’, ‘300’, ‘해리포터’ 등을 차용해 센스가 넘친다. 웃음을 주고 박수를 유발하는 수차 등장해 유쾌하고 밝다. 탄탄한 스토리 라인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건 당연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3D로 보는 맛도 쏠쏠하다. 아울러 지난해 화제를 일으킨 영화 ‘도가니’에서 교장 선생 역할을 맡아 얄미울 정도로 연기를 잘 한 성우 장광이 대자연의 터줏대감 퀸트로 등장, 툭툭 던지는 대사도 웃음을 준다.
‘파이 스토리’와 ‘가필드-겟 리얼’을 만든 이경호 감독이 연출했다. ‘알파 앤 오메가’를 쓴 크리스 덴크 작가와 2011년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음악상을 수상한 마이클 예저스키 음악감독 등이 힘을 실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세계 15개
‘코알라 키드: 영웅의 탄생’이 지난해 22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를 새로 쓴 ‘마당을 나온 암탉’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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