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S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그는 현재 뮤지컬 배우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2006년 ‘아이 러브 유’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신인상을 받고, 2007년 ‘맨 오브 라만차’로 뮤지컬계에 그의 존재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영웅’으로는 2010년 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쥐었다.
서울예전 1학년을 마치고 개그맨이 된 정성화는 개그에 재능이 있었다. 90년대 중후반 인기를 끌었던 ‘틴틴파이브’ 멤버가 됐지만 이내 하차하게 됐다. 의외였다. 정성화는 지난해 한 방송에 출연해 그 충격으로 군입대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대 후 드라마 ‘카이스트’를 시작으로, 전업에 성공했다. 전화위복. 뜻밖의 일들은 연속해서 일어났고 그는 TV와 영화, 뮤지컬을 넘나드는 배우가 됐다.
정성화에게 가장 뜻밖의 일은 뮤지컬 배우로서 승승장구 중인 현재의 모습일 것 같다. 노래 레슨 한 번 받아본 적 없지만, 그의 바리톤 음색은 뮤지컬계에 정평이 나있다. 중저음의 톤이 무대에서 울려 퍼질 때면 가슴 벅찬 감동이 관객에 전이된다.
“첫 공연(2004년 ‘아이 러브 유’) 때의 박수소리를 잊을 수 없어요. 제가 키가 커서, 잘 생겨서 치는 박수가 아니라 ‘그래, 너의 실력을 인정한다’라는 것처럼 박수 소리가 들려왔어요. 그 소리에 중독돼 아직 뮤지컬에 빠져 있는 것이죠.”(웃음)
정성화는 2007년 ‘맨 오브 라만차’에 조승우와 더블캐스팅된 뒤,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배우가 됐다. 그는 “‘맨 오브 라만차’ 때, 인정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 조승우씨 팬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의 무대만 본 게 아니라 더블 캐스팅된 배우의 무대까지 감상해주시더라고요. 그때 솔직히 몇 분을 제 팬으로 돌리는 계기가 됐어요.”(웃음)
지난해 개봉한 ‘위험한 상견례’에서는 변태적인 느낌의 순정만화 마니아, ‘히트’에서는 돈 많은 변덕스러운 고객 등의 역할을 맡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 개봉한 ‘댄싱퀸’에서 맡게 된 국회의원 ‘종찬’ 역도 의외다. 사실 황정민의 동생 역으로 출연 제의를 받은 그는 황정민을 정치에 입문시키는 국회의원 역할에 욕심이 나서 제작진에 부탁을 했다.
“동생 역할도 좋았지만 기존에 제가 했던 역할 같았어요. 도전할 만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죠. 국회의원 역할이 와 닿았고, ‘무조건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이 역할을 시켜달라고 졸랐어요. ‘흔쾌히’는 아니었지만 제작진에서 몇 차례 생각을 하신 끝에 결국 제가 맡게 됐죠.”(웃음)
‘댄싱퀸’은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으로 ‘부러진 화살’과 함께 올해 첫 3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 영화가 됐다. 이렇게 크게 사랑받은 영화에 출연한 정성화는 너무 좋다고 했다. 300만 돌파를 앞두고 자신의 트위터에 환호 가득한 코믹 인증샷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뮤지컬은 이제 조금 아는 것 같은데 영화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흥행이 좋긴 한데, 어리둥절합니다. 연기를 하면서도 좀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흔히 ‘튄다’고 하죠? 그런 부분이 보이더라고요. 하지만 영화 연기도 무척 재미있다는 건 확실해요. 도전할 배역도 뮤지컬보다 더 많으니까요.”
“늙어서까지 일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꾸준히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며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했다. 2월부터 4월까지 모처럼 스케줄이 비어있다는 그는 “이제까지 정식으로 노래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데 이번에 정식으로 배우려고 한다”며 “영국에 훌륭한 발성 코치가 있다고 하는데 가서 좀 배우고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뮤지컬에서도 주연을 하니 영화 주연도 욕심나지 않을까. “어느 정도 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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