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훈은 종합편성채널 MBN 특별기획 드라마 ‘사랑도 돈이 되나요’(극본 도현정ㆍ연출 한철수)로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전작 ‘뱀파이어 검사’를 끝낸 지 불과 두 달 만의 컴백을 앞둔 연정훈은 기존 어두운 톤을 벗고 모처럼 밝은 옷으로 갈아입었다.
‘사랑도 돈이 되나요’는 돈을 세상의 최고 가치로 여기는 한 남자가 돈 때문에 황당한 음모에 휘말리게 되면서 배워가는 사람 그리고 사랑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코미디다.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연정훈은 “그동안 무거운 이미지를 계속 해오다 보니 가벼운 느낌의 작품을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데뷔 초부터 젠틀남, 훈남 이미지가 강했던 연정훈은 군 전역 후 ‘에덴의 동쪽’ ‘제중원’ 등에서 비교적 강한 캐릭터로 승부수를 띄웠다. 또 다른 주인공을 괴롭히는 이유 있는 악역으로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극중 연정훈이 맡은 황금의 사나이 마인탁은 누구나 선망하는 30대 재력가지만 돈 외에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 알고 보면 불쌍한 인물.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냉혈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 모든 것은 불우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철저한 자기방어의 산물이다.
무엇보다 언제나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해야만 한다는 일명 ‘폭군황제 콤플렉스’를 지닌 문제적 인물이라는 점에 끌렸단다. “현실성 제로, 혼자 동화 속에 살고 있는 인물이죠. 재수 없는 캐릭터이긴 한데 그렇게 행동하는 데도 다 이유가 있거든요. 기본적으로 센 인물지만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이 재미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언뜻 지난해 큰 인기를 모았던 ‘시크릿가든’ 김주원(현빈), ‘최고의 사랑’ 독고진(차승원) 등의 ‘까도남’이 뇌리에 스쳐지나갔지만 정작 당사자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인탁이 기존에 화제가 됐던 차도남들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차별화 시킬 계획”이라며 캐릭터 구상에 신난 모습이다.
타고난 재물 복 덕분에 주위엔 예쁘고 잘난 여자가 넘치지만, 정작 마인탁과 얽히는 여자는 밝고 긍정적인 매력의 평범한 여자 윤다란(엄지원)이다. 비록 돈 때문에 시작된 관계지만 티격태격 하면서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된다는 게 기본 줄거리다.
연정훈은 “사람들 사이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재미있었다. 어떻게 보면 뻔하다 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산뜻한 느낌이 컸다”며 캐릭터들 사이의 호흡을 기대했다.
일반적으로 로맨스코미디 속 나쁜남자는 여심을 홀리는데 유리한데 연정훈은 또 하나의 무기를 갖고 있다. 타고난 선한 인상 덕분에 아무리 악역을 맡아도 사라지지 않는 훈남 이미지가 바로 그것. 이정도면 올 봄 안방극자 여심 접수는 벌써 끝난 듯 싶다.
“(훈남 이미지도)물론 장단점이 있겠죠. 하지만 계속 악역만 맡으면 이미지가 고착돼 변신이 어려울 수도 있는데, 가령 한석규 선배를 보면 아무리 악마 같은 캐릭터에 사기꾼 연기를 해도 대중에겐 부드러운 커피 광고 속 이미지로 강하게 다가오잖아요. 양면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연정훈이 ‘사랑도 돈이 되나요’로 던지는 출사표는 평범한 듯 특별하다. 데뷔 후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다져온 필모그래피에 쌓아올릴 또 다른 시도와 변신이기도 하지만, 연기라는 작업의 재미를 제대로 알아버린 배우의 기분 좋은 발걸음이기도 하다.
“시청률도 잘 나오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보기에 재미있고 유쾌한 드라마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한층 건방져진 연정훈의 모습, 기대해주세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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