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감사드리죠, 드라마가 잘 된 덕분에 노래까지 사랑해주신 것 같아요. 노래에 대한 욕심도 솔직히 많지만, 아직은 연기에 집중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엔 아직 제가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요. 모든 수련(?)을 마친 뒤 노래에도 전념해보고 싶어요.”
그의 놀라운 노래 실력은 바로 그의 아버지, 김충훈씨의 영향이 컸다. 1980년대 활동했던 그룹사운드 ‘세븐 돌핀스’의 리드 보컬인 그는 지금까지도 열정을 숨기지 않고 자신의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아버지 영향이요? 당연히 있죠. 전 아버지 덕분에 태어났으니까요. 하하하” 반가운 아버지 이야기에 조금은 긴장이 풀어진 것일까, 김수현의 엉뚱한 매력이 또다시 발산되기 시작했다. 얼굴이 상기된 채 그는 시선을 한 곳에 두지 못하고 들뜬 모습을 보였다. 신나게 이야기하던 그는 질문과는 다소 떨어진 이야기를 하더니, 곧바로 “근데 질문이 뭐였죠?”, “아, 죄송해요” 등 말을 거듭 내던졌다. 급기야 그는 어색한 분위기를 수습하고자 “아버지, 사랑해요!”라며 큰 소리로 사랑 고백까지 했다. 그의 어수룩한 모습에 인터뷰 현장은 금세 웃음바다가 됐다.
“그...그 뭐지? 김현식 선배님의…”노래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 지 그가 갑자기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기자를 비롯해 주변에 있던 소속사 관계자가 살짝 당황하자 그는 더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온 몸을 좌우로 틀어대며 얼굴을 더 가까이 옆 사람에게 들이댔다. “이거, 이거 몰라요? 왜..이 노래...”라며 계속 노래를 불렀다. 그의 얼굴이 너무 가까이 오자 급기야 옆에 있던 소속사 관계자는 “아, 모르겠다고!”라며 장난스럽게 소리쳤다. 이윽고 반대편에 있던 또 다른 소속사 관계자가 “김현식의 ‘추억만들기’잖아요, 추억 만들기!!!”라고 외쳤다. 비로써 그의 노랫소리가 그쳤다. 얼마나 큰 소리로 불렀는지 밖에서는 그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던 몇몇의 사람들이 “왜 노래하는거야?”, “김수현이야?” 등 말을 던지며 웅성거렸다.
이 상황이 끝나자 그는 또 한번 “근데 제가 왜 노래를 불렀죠?”라며 머리를 긁적거렸고 어느새 인터뷰 시간을 약 3~4분 정도만을 남기고 있었다. 소주 주량은 약 3~4잔. 취미는 집에서 휴식 취하기와 친구와 영화 보러 가기,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고 찬바람에 몸을 맡기며 자전거 타기도 좋아한다는, 인간 김수현의 일상은 평범했다. 어느덧 그의 마지막 메시지를 들어야 할 때가 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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