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감사원을 통해 공개된 ‘병역비리 근절대책 추진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뮤지컬 출신 배우 김무열은 ‘생계유지 곤란’을 이유로 지난해 제2국민역(군면제)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김무열이 이에 앞서 지난 2007년 5월부터 2009년 12월 사이에 응시하지도 않은 공무원 채용시험에 총 5차례 응시했다거나 직원 훈련원에 입소했다는 이유를 들어 입대를 수차례 연기해온 사실이 감사원 조사 결과 확인됐다.
감사원은 “2010년 1월 질병으로 인한 병역처분 변경원을 병무청에 제출했다가 거부당한 김무열은 곧바로 자신의 가족의 생계유지가 곤란하다는 사유로 병역 감면을 신청, 결국 군면제 됐다”며 고의로 병역을 기피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무열은 드라마, 뮤지컬 출연 등을 통해 2007년 5296만원, 2008년 1억 214만원, 2009년 1억 4607만원 등 총 3억 여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에 대해 김무열 측은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면서도 김무열이 2002년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해왔다고 해명했다. 또 2008년 아버지의 암 선고 이후 어머니 혼자 간호가 힘들었던 상황에서 병원비 지출 외에 생계를 위한 빚 발생했기 때문에 입대를 연기해왔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사실적인 가장역할로 생계유지를 위한 활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가족 중 1인인 동생이 군대를 지원했고 사실상 유일한 수입원인 김무열은 동생 제대 전에 군대를 갈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군 입대를 연기했던 사유를 밝혔으며 “김무열과 어머니의 수익이 비정기적으로 발생하고는 있었으나, 아버지의 병원비 등으로 인한 빚이 있어 이를 청산하기 위해 먼저 지출됐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병무청 한 관계자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생계유지곤란 관련 제도는 본인이 신청할 경우 병무청에서 부양비, 재산 규모, 월수입 등을 조사하고 서류를 받아 (감면) 처분 여부를 결정한다”며 “생계유지곤란으로 병역 감면을 받는 것은 법적으로 마련된 제도로, 이를 해당하는 인원이 연간 2천 명 가량 된다”고 전했다.
김무열 건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처분 과정에서 기준에 안 맞는 부분이 있다는 판단에 내부적으로 재검토 할 계획”이라며 “오늘 감사원에서 발표한 사안이기 때문에 본인의 진술을 참고해 내부적으로 재검토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추후 김무열의 입대 가능성에 대해 관계자는 “만약 김무열 씨가 제2국민역 대상자로 판단된다면 현 상황대로 병역을 감면받겠지만,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을 시 (현역) 입대해야 할 것이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김무열의 병역 회피 의혹이 불거진 후 일부 네티즌들이 배우 조정석이 군 면제를 받은 사실을 전해 관심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조정석 측은 “조정석 씨가 군 면제인 것은 맞지만 홀어머니를 부양해야 해 12년 전(2000년) 면제를 받은 것”이라며 억울해했다.
실제로 조정석은 공무원 채용시험을 신청하지 않았고 서울예대 졸업 전 생업에 뛰어드는 등 병역 기피와 관련해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도 아버지가 재수생 시절 돌아가셨다며 힘들었던 과거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