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윤하는 분위기가 달라져 있었다. 정갈하게 빗어 넘긴 머리 사이로 보이는 단아한 턱선, 또렷하고 깊은 눈매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예뻐졌다고 하자 그는 "요즘 그런 얘기를 진짜 많이 듣는다. 어디 (성형) 했냐고 물어본다. 아마 마음이 편해진 덕분"이라면서 쑥쓰러운 듯 얼굴을 감쌌다.
지난해 소속사와의 분쟁에 휘말려 휴식기에 들어갔던 윤하가 정규 4집 '슈퍼소닉'으로 돌아왔다. 1년6개월 만이다. 새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맘껏 음악을 하고 있는 요즘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소속사와 분쟁을 겪으면서 대인기피증이 생겼다. 가족만 아는 핸드폰을 따로 만들고, 벨이 울리면 심장이 덜컥할 정도로 불안한 시간이었다.
"정말 소중한 앨범이에요. 지금 회사 대표님이 처음 절 캐스팅해 주신 분이에요. 음악을 할 수 없겠다고 생각하는 저를 북돋아주셨어요. 마음 고생한 것을 앨범에 다 쏟아 부었어요. CD가 나왔을 때는 아예 끌어안고 잤어요."
앨범에는 경쾌한 팝부터 신나는 록까지 아우르는 12곡이 수록돼 있다. 타이틀곡 '피플'은 직장인들의 반복되는 일상을 흥겨운 멜로디로 풀어냈다.
"라디오(MBC '윤하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맡아서 매일 여의도로 출근했죠. 그런데 직장인들 표정이 다 어두운 거예요. 힘이 되고 싶었어요. '힘내' '화이팅' 하고 위로하는 것보다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더 공감되잖아요. 그래서 가사는 우울하지만 기운 내라는 의미에서 멜로디는 밝게 했어요."
수록곡엔 꼭 가사를 쓰는 그가 사랑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얻을까. 윤하는 "지금은 혼자지만 솔직히 활동하면서 틈틈이 연애를 해왔다. 만날 때는 정말 치열하게 만나는 편"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이상형이 카리스마 있고 존경할 수 있는 어른 같은 남자였는데 요즘은 자상한 남자로 변한 게 차이다.
"드라마 '아이두아이두'에 푹 빠져 있어요. 이장우 씨 캐릭터처럼 무조건으로 사랑해주고 자상한 스타일이 좋아
윤하는 28일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오랜만의 공연이어서 너무 떨려요. 스탠딩이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나이를 잊게 만들어드릴게요."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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