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은 지난 2월 장고 끝에 ‘1박2일’ 두 번째 시즌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개월 간의 도전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1박2일’의 영향력이 정말 큰 것 같다”고 웃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해주세요. 스타가 된 뒤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거기에 더 나아가 걱정도 해주고, 함께 즐거워해주는 게 가족 혹은 친구 같더라고요. 배우가 됐을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이죠. 저한테 주시는 사랑과 강도 자체도 다르다니까요.”(웃음)
차태현은 이런 감정과 생각들을 갖게 해준 ‘1박2일’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고 했다. “배우로서 보여줘야 할 모습이 ‘1박2일’에서 다 나와 버려 배우로서는 분명 나중에 잃는 것도 있을 테지만, 현재까진 잃은 게 없다. 또 나중에 있더라도 아마 얻은 게 더 많을 것”이라고 긍정했다. 그가 ‘1박2일’을 통해 긴 미래를 내다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재형 PD에게도 합류하면서 얘기했는데 최소 3년을 내다보고 이 프로그램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어요. 때문에 신중히 고민을 했던 거예요. 프로그램이 없어지지 않는 한 적어도 3년은 참여할 생각이에요.”
잘하는 코미디로 돌아왔지만 대중의 평가는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차태현이 사극 장르에는 처음이라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는 탤런트가 되고 나서 ‘슈퍼선데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극 중간 중간 고수 역할을 하며 상투를 튼 적이 있다. 그 때문인지 오랜만에 상투를 틀었지만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다.
“‘슈퍼선데이’에서 1년 반 참여했을 거예요. 이번 영화에서 분명 알게 모르게 그 때가 반영됐을 걸요? 그 기억이 이번 사극 연기에 대한 어색함이 많지 않았던 계기라고 할 수 있죠. 내가 내 연기를 볼 때 어색함을 걱정하진 않았는데, ‘사람들이 어색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긴 했어요.”(웃음)
하지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했다고 하던가. 콧수염을 붙이고 한복을 입은 모습과 행동에 대해 주위에서 칭찬하니 그 부담감도 없어졌다. 말 그대로 날개를 단 것처럼 편하게 작업을 했다. “사극은 재밌는 것”이라고도 느꼈다.
물론 당나귀를 타는 신과 얼음을 타고 대나무 위를 미끄러져 나가는 장면은 힘들었다. 주인도 타본 적이 없는 당나귀를 몰아봤고, 와이어가 있음에도 중심잡기 힘들었던 얼음 위의 질주 신은 “안 되겠다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깐 되더라”며 웃는다.
차태현은 “형한테 투자를 받아오라고 했는데 진짜 투자를 받아왔더라”며 “그 이후에는 안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시나리오가 마음에 안 들었으면 모르겠지만 좋았다. 또 투자가 됐다는 건 일단 검증이 됐다는 것”이라고 웃었다.
배급 팀도 영화 ‘헬로우 고스트’에서 함께 했던 NEW라서 믿음이 갔다. 때문에 그는 극중 도굴 전문가로 출연한 고창석이나 아이디어 뱅크로 나오는 천보근을 직접 섭외했다. 카메오로 나온 송중기 역시 마찬가지다. 그의 인맥 안에서 섭외 가능한 이를 모아 ‘차태현 드림팀’을 만들었다.
차태현은 기존에 출연했던 영화와는 다른 작업을 하며 변화를 생각했다고 했다. 장르를 떠나 “큰 틀에서 한 번쯤 움직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또 마침 ‘1박2일’도 생각을 깊게 하게 만들었다. “‘1박2일’이 내 장점을 최고로 극대화 시켜 보여준다. 또 예능도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음 작품을 고를 때 더욱 더 신경 쓸 것”이라며 “적어도 영화나 드라마 쪽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는 돌파구를 찾으려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참여하는 게 형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형이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하지만 촬영을 끝내고 생각을 정리하다보니 오히려 자신이 고마워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향한 “배우로서의 믿음이 업그레이드 된 것 같고 역량도 커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 영화가 잘 되면 더 큰 블록버스터나 다양한 역할이 들어올 수 있으니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짚는다.
드라마 ‘유령’에서 엄기준이 맡은 역할을 하고 싶은 바람도 변화를 갈망하는 그의 목표다. 물론, 이번 코믹 사극이 흥행이 잘 되고 “차태현하면 역시 코미디”라는 말을 들으면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일단 변화는 추후의 일이고,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는 자부심이 너무 크고,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즐거움을 느끼고 가는 게 좋다”는 생각 때문이다. 장르적 한계를 지적한다면 “꼭 풀어야할 숙제”라고 인정했다.
차태현은 “본의 아니게 용산구 최고 남편이 됐다”며 “그래도 다른 건 모르겠지만 애를 보는 것만 보면 주위 사람 중에서는 제일 괜찮은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럼 왜 애만 보는지 물었더니 “(아내가) 다른 일은 안 시키더라”며 “아마 맞벌이였으면 당연히 나눠서 했을 텐데 내가 돈을 버니 다른 일은 시키지 않더라”고 말했다.
큰 계획에 대해 물었다. “죽을 때까지 연기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역할에 구애받지 않고 연기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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