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집 ‘가슴이 예뻐야 여자다’로 핫 스타가 된 춘자는 개성 충만한 여성 솔로 가수로, 가요계 ‘엽기적인 그녀’였다. 2000년대 후반까지 활발하게 활동했으나 2008년 내놓은 3.5집 ‘부밍’ 이후 활동이 잠잠했다. 뜻하지 않게 찾아온 성대 낭종 때문이었다.
“수술 판정을 받고 고민을 했어요. 목을 쓰는 게 힘들긴 했지만 최대한 목 쓰는 걸 자제하자며 조심해서 활동 했는데도 결국 더 안 좋아졌죠.”
예정됐던 뮤지컬 출연도 부득이 포기해야했다. 2년 정도 치료하며 휴식기를 가졌다. 의도치 않게 활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게 된 상황. 우울증도 닥쳐왔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극복해냈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컴백을 준비했다. 반 년 넘게 공을 들여 내놓은 신곡은 ‘오늘밤’. 강렬한 일렉트로닉 비트 아래 반복되는 가사와 멜로디가 중독성이 강한 곡이다.
“그동안 (무대에서) 논다고 놀았는데, 혼자 노는 것만 한 것 같아요. 노는 무대를 하고 싶다 생각면서도 오히려 교감을 못 한거죠. 이전 곡들이 퍼포먼스 위주였다면 이번 곡은 따라 부르기 쉬운 곡이니까 관객들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무대에는 ‘춘자피플’과 함께 선다. 래퍼(남대표, 덩치)와 DJ(한제이)와 함께 하는, 그야말로 ‘놀 줄 아는’ 언니의 귀환이다.
국내에도 두터운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는 스포츠, 드리프트와 춘자의 인연은 우연한 기회로 시작됐다. 지난 5월, 홍보대사 자격으로 하게 된 체험 중 그릉거리는 드리프트 엔진 소리에 왠지 심장이 이상하게 반응했다고.
덕분에 지금은 드리프트 프로팀 GP 팀 소속으로 라이센스 과정을 밟고 있다. 자격증을 획득한 뒤 시합에도 출전할 계획이란다. 벌써부터 드리프트 얘기만 나오면 눈을 반짝이는 모습이, 과연 소문난 레포츠의 달인, 춘자답다.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단지 하고 싶어서 하는 것 뿐이에요. 생활에 활력도 되고 우울증도 빨리빨리 없어지거든요. 야외 활동을 하다 보면 우울해질 틈도 없죠.”
그녀는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조정, 오토바이, 볼링, 골프 등에 이어 지금은 드리프트뿐 아니라 스포츠댄스의 매력에도 푹 빠져있다 했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내 맘대로 살고 싶다” 했던 발언이 떠올라 부연해 묻자 역시나 화통하고 쿨한 답변이 돌아왔다.
“멋지단 얘기는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말이에요.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은 지금도 유효하죠.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마음대로 살고 있어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열심히 돈 벌어 하면 되죠 하하.”
“제가 먼저 인사 해야죠. 굳이 저에 대해 알아 달라 하고 싶지 않아요. 서로 존중하며 자연스럽게 활동하다 보면 알게 되겠죠. 그래도 참 좋은 건, 춘자는 아이돌 혹은 성인돌로 규정되지 않는 그냥 춘자라는 거죠. 그냥 춘자로 봐주시는 게 좋아요.”
디지털 세상에 적응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날로그가 좋다는 춘자는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하며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장르, 진짜 춘자가 꿈꾸는 음악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신효범 언니나 이은미, 인순이 선배님처럼 제가 모토로 삼고 있는 선배들이 있어요. 롤모델이죠. 나이도 무엇도 필요 없고 그 자체로 디바인. 저는 디바가 되는것 까지는 원하지 않지만 늘 대중과 함께 할 수 있는 가수로 남고 싶습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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