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은 최근 케이블채널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 MC로 발탁됐다. ‘강용석의 고소한 19’는 정치, 경제, 시사, 문화 중 가장 뜨거운 이슈만을 골라 매주 19개의 차트를 통해 통쾌하게 파헤치는 시사 랭킹쇼다.
제작진은 정치 야사를 비롯해 정치인들의 깨알 같은 뒷담화 등 은밀한 이야기를 속 시원히 방출할 것이라 밝혔다. 전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배경을 지닌 강용석의 화려한 언변에 기대하는 바도 크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로 출발해 국회의원 배지도 달고, 우여곡절을 거치다 방송까지 진출하게 된 점은 본인조차 예상하지 못했다 했다. “굉장한 행운이구나 싶다”는 점에서는 감사하는 입장이란다. 전문 방송인은 아닌 까닭에, ‘방송 종사자’라고 하기는 애매하지만 “부업 비슷하게 하고 있다”며 걱정 반 기대 반의 속내를 드러냈다.
특히 강용석은 “본업은 변호사고, 마음은 정치인인데, 여러 제약상 쉬고 있으니 쉬는 동안 여러 가지를 하는구나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너그러운 시선을 당부했다. 스스로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일 수도 있겠지만 단 하나 분명한 점은, 열정과 호기심만은 ‘청춘’ 못지 않다는 것이다.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자신을 희화화 한 별칭인 ‘고소왕’ 캐릭터로 당당하게 출연하는가 하면, Mnet ‘슈퍼스타K4’ 예선에 참가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한 강용석. 스스로는 “방송은 부업”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중은 그의 잇딴 방송 행보의 속내가 궁금하다.
이에 대해 강용석은 자신의 방송 출연이 가십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지만, 그 ‘진심’만큼은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서만큼은 “기존에 없던” 프로그램으로 만들고자 하는 큰 포부가 있었다.
“이게 정말 시사 프로그램이냐, 예능이냐의 접점이 문제다. 제작진과 여러 가지 상의를 많이 했는데, 기존에 없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기존의 시사 프로그램은 획일화돼 있어 식상하다는 인상도 주고 시사 프로그램은 무겁고 재미업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가능한 한 말랑말랑하게 잘 요리를 해서 충분히 재미도 있으면서 시사 프로그램 자체가 갖는 의미 전달도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싶다.”
이렇게 계속 방송을 하다보면 유재석, 강호동, 김구라의 손길이 닿지 않는, ‘시사’라는 또 하나의 영역을 개척하는 게 아닐까. 아직 방송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엔 걸음마 단계지만, 언젠가 역전 홈런을 터뜨릴 지 모를 일이다.
보수 색채의 새누리당(구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이던 만큼 색깔도 분명한, 엄연히 ‘정치인’인 만큼 균형된 시각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크다. 강용석은 물론 “개인적인 성향은 보수”임을 인정했지만 방송을 진행하는 입장에 선 만큼 균형 잡힌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치계 뒷담화를 과감하게 파헤치겠다는 만큼, 벌써부터 고소도 각오하고 있는 눈치다. 술자리에서의 발언 실수로 아나운서들로부터 고발 당한 것을 시작으로, KBS 2TV ‘개그콘서트-사마귀유치원’ 코너에서의 발언을 문제 삼아 ‘국회의원 모독죄’로 개그맨 최효종을 고소했다가 취하하는 촌극을 벌이는 등 고소의 주체, 객체로서 이력이 났을 법 하다.
프로그램이 고소 당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도 “시사 프로그램이 크려면 고소도 당하고 언론중재위원회에도 다녀오기도 해야 한다”는 여유 있는 모습이다. 내친김에 tvN 최초의 피소 프로그램이 될 기세다.
대마초 흡연, 군 부실복무 등으로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지금은 당당히 월드스타가 된 가수 싸이에게 “배울 점이 많다”며 존경심을 표한 강용석.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안티도 많지만,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자기만의 길을 개척해가는 불혹의 예능 늦둥이(?) 강용석의 새로운 행보를, 조금은 너그러운 시선으로 지켜보는 건 어떨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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