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5년차 중견 뮤지션? 이특 보다 어려
1998년 12세에 데뷔해 올해로 15년차. 대중음악 쪽에서는 30대 이상의 중견급 가수들과 견줄만한 경력이다.
“열두살 때 처음 봤던 기자분들이 국장되고 PD들도 부장이 돼서 물어보시는거죠. 넌 아직도 스물일곱이냐고. 사실 저 슈퍼주니어 이특씨 보다도 어려요.”
노숙해(?) 보이는 것은 경력 때문일 것이다. 방송사의 대접도, 방송사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또래의 아이돌 가수들의 태도도 마찬가지다.
“‘열린음악회’나 ‘아름다운 콘서트’ 같은 프로그램에서 아이돌 친구들을 마주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저를 너무 어려워 해요. 한번은 슈퍼주니어 김희철씨를 만났는데 제 나이 얘기를 듣고 너무 놀라면서도 끝까지 어려워하는 거예요. 대기실을 줘도 태진아 선생님 같은 연세 많은 분들과 같은 대기실을 주고요. 저도 여자 아이돌과 너무 친해지고 싶은데. 좋은 오빠 할 수 있는데 말이죠. 아이유와는 코라보레이션도 해보고 싶고요.”(웃음)
스타일 문제일 수도 있다. 늘 변함없는 2:8 가르마에 늘 정장을 입고 다니니 원래 보다 더 나이가 들어보일 수 밖에 없지 않겠나.
“헤어스타일이요? 머리 모양을 바꾸면 저 같지 않아서요. 머리를 지금 이 상태 대로 정리하지 않고 나가면 저 스스로가 너무 어색해요. 저보다 어른들을 만날 일이 많으니 예의상 단정해야 하는 것도 있고요. 한번은 편하게 친구와 술자리에 나갔는데 머리를 안만지고 나간 적이 있었거든요. 그날 기분이 좀 이상하던데요.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까지 들더라고요.”
영재교육? 집에선 ‘딴따라’ 하지 말라고
워낙 어렸을 때부터 반짝였던 까닭에 일찌감치 집안에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을 거라 누구나 짐작한다. 실제로 클래식 음악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이 같은 가족의 도움없이 가능하지 않은 것도 어느정도는 사실이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 권유로 동요대회 나간게 처음 시작이에요. 당시에 콩쿨 같은데서 우승을 많이 했는데 그때는 신승훈, 조성모 같은 발라드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물론 집에서는 반대가 심했죠. 어린 나이었지만, 부모님은 나중에 제가 외교관 같은 직업을 갖길 원하셨던 가봐요. 데뷔하자마자 활동을 접었어요.”
집안에 반대로 1998년 삼성영상사업단에서 발표된 ‘천재소년’ 임형주의 첫 앨범은 3개월만에 결국 활동 중단하게 된다.
“어린마음에 반항심이 생겼죠. 가수가 하고 싶었는데. 못하게 하시니까. 그 때 이모에게 받았던 게 마리아 칼라스 베스트 앨범이었어요. 1번 트랙 ‘더 보이스 오브 센추리’(The voice of the century)를 듣는 순간 전율이 느껴지는거에요. 그 전에는 성악에 큰 관심이 없었거든요. 조르고 졸라서 결국 예원학교에 들어가게 됐죠.”
이후 세상이 그의 재능을 인정하고 어머니 역시 조금씩 마음을 돌려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는 상황이 전개됐다. 완고하던 아버지 역시 이젠 아들을 인정하는 쪽으로 마음을 많이 돌린 상태다.
“아버지는 주위 분들이 ‘그 집 아들 TV 나와서 노래하는 거 봤는데 잘하더라’라는 말씀을 들으시면 기분이 좋으신가 봐요. 가끔씩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네가 나보다 훨씬 유명한 사람이구나’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해요.”
영원한 소년? ‘연상녀’ 취향 상남자
스물 일곱이면 한참 거칠게 노는(?) 청년이지만 임형주에게는 이런 모습을 상상하기가 어렵다. 일단 피부부터가 소년스럽다. 전체적으로 미소년스러움이 여전히 남아있다.
“저 최근에 여자 친구랑 헤어진 여자 친구가 여덟 살 연상이었어요. 지금까지 거의 연상만 만났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기댈 수 있는 여자가 좋거든요. 보통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하면 강수연씨나, 심은하씨 얘기를 많이 해요.”
짓궂게 여자 얘기를 하면 볼이 빨개질 것 같은 소년 이미지가 순간 확 깬다. “저도 이제 주변 사람들이 결혼을 많이 할 나이잖아요. 여자애들이 특히 결혼을 많이 해요. 예전에는 때 되면 하겠지 했는데, 요즘은 결혼하는 모습 보면 은근 부러워요. 저도 제 가정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 같아요. 최근에 헤어진 분과도 결혼 생각까지, 물론 저 혼자지만, 하기도 했어요.”
이상형을 얘기하라고 하면 강수연, 심은하 같은 이름이 나온다. 역시 누나 취향.
“제가 운영하는 재단 유치부에 심은하씨가 딸 수빈이와 함께 상담을 하러 오셨어요. 제가 정말 좋아했거든요.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거에요. 제가 보통은 눈을 마주치면서 얘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건 뭐 똑바로 볼 수가 없더라고요. 말씀을 나누고 CD를 한 장 드리면서 사인을 해드리며 ‘수빈이 어머니 라고 쓰면 되죠?’라고 했더니 ‘그냥 심은하 라고 써주세요’라고 말씀하시는데 이건 뭐‥.”
이 남자 상남자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