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동안’ ‘4차원’ 등의 수식어로 대변돼 온 그녀지만 배우 최강희의 매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공백기 없이 꾸준히 연기자의 길을 달려온 최강희의 오랜 내공은 ‘7급 공무원’에서 제대로 빛을 발하고 있다.
그간 최강희는 ‘7급 공무원’에 앞서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 ‘달콤한 나의 도시’, ‘단팥빵’, 영화 ‘쩨쩨한 로맨스’, ‘애자’ 등 다수의 작품에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기 보다는 비교적 밝고 건강한 느낌의 인물을 주로 소화해왔다.
강렬한 임팩트를 줄 만한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인물 속에 감춰진 희로애락을 변화무쌍하게 표현해냈다. 최강희가 연기한 캐릭터의 공통점은 바로 진정성에 있다.
‘7급 공무원’ 제작발표회 당시 배우 장영남은 최강희에 대해 “어떤 역할을 맡아도 그 사람 같다는 강점이 있는 배우”라고 평하며 “부담스럽지 않고, 늘 편안하고 고스란히 그 역할을 그래도 보여주더라”는 말로 그의 진정성에 주목했다.
팬들은 물론, 관계자들조차 “믿고 보는” 최강희의 농익은 매력은 ‘7급 공무원’에서 역시 매 회 빛나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방송분에서는 한 회 동안 다양한 감정을 소화해내는 저력을 보였다.
극중 국정원 요원으로서 임무와 길로(주원 분)를 향한 애틋한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서원(최강희 분)은 길로의 저택 내 금고까지 털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며 숨통 조이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와중에 아버지 판석(이한위 분)은 마을 이장으로서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딸에게 힘을 써달라고 끈질기게 요구, 서원을 폭발하게 했다. 서원은 사사건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부모에 대해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고 결국 엄마와 다툰 뒤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
엄마 앞에서는 폭풍 오열을 쏟아낸 최강희였지만 길로의 모친을 만난 자리에서는 청산유수 같은 거짓말로 깨알 웃음을 선사했다. 또 길로와의 달콤한 키스 장면에서는 사랑에 빠진 소녀 같은 모습으로 또 한 번 이미지 변신을 했다.
캐릭터가 강하지 않아도, 너무 편안한 나머지 때론 보일 듯 안 보일 듯 하더라도 그 안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매력이야말로 그냥 하는 말이 아닌, 진짜 ‘명품’ 연기 아닌가. 모르고 지나쳐버리기엔 너무 매력적인 그녀, 최강희가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계속 보고싶은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