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1월14일 왕십리CGV에서 열린 이 영화의 언론시사회. 참석하진 못했지만 후배 기자의 말에 따르면, 영화가 끝나고 반응은 미적지근했단다.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있긴 했지만, 의견은 양분됐다. 빤하고 착하기만 한 영화라는 지적이 많았다. 아무리 괜찮은 영화도 좋은 평을 듣기란 쉽지 않다. 언론과 평단은 매의 눈으로 영화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 3. 1월23일 개봉 첫날 롯데 피카디리. 극 중 교도소에 갇힌 소매치기 봉식을 연기한 배우 정만식을 인터뷰하기에 앞서 늦게나마 영화를 봤다. 첫날 오후 시간이라서인지 극장은 절반 정도밖에 차 있지 않았다. 간혹 웃기도 눈물샘도 훔치려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관객 반응은 엄청났다. 깔깔대는 웃음소리와 동시에 눈물을 훔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호평 입소문은 첫날부터 이어졌고 흔히 말하는 ‘웃픈’(웃기고 슬픈) 영화가 됐다.
# 4. 2월14일 종로 체부동의 한 음식점. 새해맞이와 700만 관객 돌파를 기념해 배우 및 관계자들과 함께 점심 자리. 이 영화의 홍보관계자는 “조심스럽게 1000만이라는 숫자를 논할 수 있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배우들도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며 놀라워하면서도 무척이나 기뻐했다. 특히 영화 ‘각설탕’과 ‘챔프’를 말아먹은(?) 이환경 감독과 제작사 화인웍스 김민기 대표의 표정은 밝았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이 23일 오후 9시30분 1000만 관객(24일 오전 영진위 기준 1002만6790명)을 돌파했다. 한국영화로는 8번째 기록이자 휴먼 코미디물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첫 1000만 영화이기도 하다.
총 제작비 58억원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한국영화계에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그간 블록버스터 ‘괴물’, ‘해운대’, ‘도둑들’ 등이 꿈의 숫자를 넘어 상당한 수익을 올렸지만, 제작비 등 투입된 돈은 100억원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7번방의 선물’은 투입 대비 최고 수익률(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기록도 세웠다.
또한 CJ나 롯데 같은 대기업 투자배급 영화가 아닌 비교적 작은 뉴(NEW)의 영화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극장을 소유하지 않은 회사지만 영화의 내용과 관객의 반응으로 꿈의 숫자인 1000만을 기록했다.
사실 ‘7번방의 선물’은 개봉 당시 ‘상투적인 신파 영화’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관객은 실제 영화를 보고 관심을 이어왔다. 현재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