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후는 지난 24일 오후 7시 서울 서부경찰서에 출두해 피의자 신문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예정된 시간을 불과 1시간 30분 가량 남겨두고 돌연 불출석 통보를 했다.
박시후는 지난 19일 최초로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이에 불응했다. 이후 24일 오전 10시로 출석 시간이 예정됐었으나 같은 날 오후 7시로 출석 시간을 연기했다. 당시 박시후는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관할서 이송신청을 이유로 출석하지 못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밝혔다.
이와 관련 박시후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푸르메 측은 25일 “박시후씨는 어제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모든 준비를 마치고 경찰서로 출발하려고 했으나 저희 변호인은 이를 적극 만류하고 이송신청을 하게 됐다”고 출석 연기 배경을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동안 박시후씨의 사건이 진행된 과정을 지켜본 결과 초창기부터 박시후씨의 피의사실이 ‘실시간 중계하듯’ 여과 없이 혹은 진실에 반해 언론에 보도되는 등 수사 과정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고 밝혔다.
푸르메 측은 “서부경찰서에서 언론에 피의사실을 누출한 행위는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 수사기관의 비밀 엄수 및 피의자 인권 존중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피의사실 공표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 중대한 문제”라며 “박시후씨는 이러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변호인을 변경하게 되었고, 박시후씨의 명예가 난도질당하는 등 그 피해가 심각하다고 생각돼 공정한 수사를 위한 사건 이송 신청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 측이 제시한 일정을 두 번이나 연기한 데 대해 많은 이들이 석연치 않은 기색이다. 특히나 박시후 측은 예정된 조사일자를 불과 하루 남겨둔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의 보도대로 박시후 씨는 24일 저녁 경찰에 출두할 것이며 성실히 조사에 임해 사건 전반에 대한 진실을 꼭 밝힐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더욱이 박시후 측은 피소 사건에 대해 지인의 소개로 만난 A와 남녀로서 호감을 갖고 마음을 나눈 것이지 강제적으로 관계를 가진 것은 결코 아니라고 밝히며 “결단코 한 점 부끄러움이 없으며 이는 수사 과정에서 명명백백히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박시후의 입장 표명을 기억하고 있는 많은 네티즌들은 떳떳하다면서 왜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느냐는 반응이다. 일련의 행보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네티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박시후에게 실망감이 커진다”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머리 굴리지 말고 당당하게 있는 그대로만 얘기하면 되지 않나” 등의 의견을 보이고 있다.
한편 박시후 측의 강력한 이송 요구에도 불구, 이번 사건에 대한 서부경찰서 측의 수사 의지는 확고하다. 서부경찰서는 박시후에 대해 3월 1일 출석을 통보했으며, 이번에도 박시후가 출두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