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락은 27일 낮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공사창립 40주년 KBS ‘개그콘서트-코미디 40년 특집’ 기자간담회에서 코미디에서 예능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어진 방송 환경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최양락은 “예능의 경우 촬영 시간이 길 뿐 당일에 끝나지 않나. 그런데 ‘개콘’은 아이디어 회의에 대본이 나오면 맞춰봐야 되고 리허설 하고 수정하는 등 품이 많이 드는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최양락은 “사실 ‘개콘’에 출연하는 후배들이 어떻게 보면 더 열심히 하고 더 뛰어난 능력이 있는 친구들인데, 마치 예능으로 가기 위한 전초전이 되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 여기서 성공하면 대접 받아야 하는데, 그 수순이 잘못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최양락은 “출연료도 더 많이 줘야 되는 게 여기 아닌가 생각한다”며 “‘개콘’은 20% 이상 나오는 반면 예능도 시청률 잘 안 나오는 게 많던데, (개그맨들에게) 더 대접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엄용수 “못 버티는 이유가, 다른 것도 있지만 아이디어 회의라는 중압감 때문이기도 하다. 오래 버티기 힘들다. 아이디어 회의 때문에 관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김학래 또한 “실제로는 아이디어비가 출연료에 포함되는데, 개그맨은 출연료+a로 아이디어비를 줘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 선배들은 열악한 코미디 환경 속에서도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칭찬과 감사한 마음도 아낌 없이 드러냈다. 이봉원은 “후배들이 잘 해준 덕분에 오늘 같은 특집도 나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치하했고, 최양락 역시 “‘개콘’이 대한민국 코미디 명맥 을 유지한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선배의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그콘서트-코미디 40년 특집’은 ‘코미디는 흐른다’라는 부제로 ‘유머 1번지’, ‘쇼 비디오 자키’, ‘한바탕 웃음으로’, ‘코미디 세상만사’에 이어 ‘개그콘서트’까지 오랜 시간 동안 시청자를 웃게 한 프로그램들의 대표 코너들이 대거 등장한다.
과거 코미디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임하룡, 김미화, 김학래, 이경래, 최양락, 이봉원, 장두석, 오재미 등 원로 개그맨들을 비롯해 전, 현 ‘개콘’ 개그맨들이 각 코너를 함께 꾸며갈 예정이다. 방송은 3월 3일 오후 9시 15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