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유미, 이선균, 정은채는 지난 19일 오후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했다.
특히 ‘옥희의 일기’로 홍상수 감독과 인연을 맺은 정유미가 진행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떨리는 마음을 유난히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가 진행을 한다고 해서 놀랐을 것 같은데 저 또한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얼떨떨하고 떨린다”며 “하지만 홍상수 감독님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저를 모를 리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게 됐다”고 인사했다.
이선균은 “지난주에 정유미를 홍상수 감독님과 카페에서 우연히 만났다”며 “그 때 정유미가 갑자기 GV에 따라가서 ‘옥희가 만난 해원’ 컨셉의 삼자대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겠다고 나섰다. 그 말이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며 웃음 지었다.
정유미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제목들은 항상 기대가 된다. 영화 이상으로 어떤 느낌을 준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역시 제목이 정말 좋았다. 혜원이 아닌 해원이라 더 좋았고, 내 이름을 ‘해원’으로 바꾸고 싶을 만큼 좋았다. 그래서 해원 역이 어떤 배우일지 무척 궁금했다. 주인공의 이름은 정은채만이 가지고 있는 느낌을 잘 전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은채는 “영화 촬영 내내 제목이 없었고, 가제는 ‘이별 전’이었다. 영화가 완성된 후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이란 제목을 듣는 순간 무척 생소한데도 영화와 적합한 제목이란 생각이 들었고, 기분이 무척 좋았다. 거기다 타이틀에 내 이름이 들어가니 더 좋았다”고 출연소감을 밝혔다.
이선균에게는 비중에 대한 약간 민감한 질문이 오갔다. “‘옥희의 영화’때도 그렇고 이번 영화에서도 여배우보다 먼저 캐스팅됐는데 막상 준비하고 촬영하다 보면 성준(진구 분)의 영화가 아닌 옥희, 해원이 주인공이 된다. 자신의 분량이나 비중에 대한 서운함은 없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서운함은 없다. 다음 작품 ‘우리 선희’도 마찬 가지인데, 홍상수 감독 영화에 출연할 때는 특히 분량 욕심은 크게 부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상수 감독은 대본이 없는 상태에서 미리 연락을 하고, 배우를 만나 대본 작업을 시작한다. 이선균은 매번 다른 작품을 마무리 지을 때쯤 연락을 받는 편으로 홍감독과 자주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 이번 영화 역시 그랬다.
그는 “감독님은 이번 영화에서 ‘남한산성에서 네가 서럽게 우는 모습을 담고 싶다’란 말씀만 하셨다. 그랬는데 결국 정은채와 더 자주 만나시더니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이 되어버렸다”면서 “항상 영화를 다 찍은 후에 ‘미안하다…’고 말씀하시고, 다음 영화를 할 때 또 다시 연락을 주신다. 배우로서 나는 그거면 충분하다. 특히 두 여배우와의 작업도 정말 좋았다. 다음엔 다른 배역의 이름으로 다시 함께 작업했으면 한다”며 허심탄회한 속 이야기를 꺼냈다.
이외에도 배우로서 관객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 아침에 대본이 나오는 홍상수 감독 현장에 대한 궁금증, 해원과 옥희가 입고 나오는
한편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30여개 미만 개봉관 작품 중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꾸준히 지키며 올 상반기 한국예술영화 흥행의 단비가 되어 주고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소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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