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준은 지난해 SBS '유령'과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잭 더 리퍼'에 출연했다. 올해는 OCN '더 바이러스'와 뮤지컬 '삼총사', 곧 개봉할 영화 '이야기'의 촬영을 마쳤다. 2011년에는 드라마 두 작품, 뮤지컬 세 작품을 했고, 2010년에는 영화 하나, 드라마 하나, 뮤지컬 셋, 연극 한 작품을 소화했다. 2006년 드라마에 처음 뛰어든 이후 줄곧 비슷한 스케줄이다.
"배우란 직업이 '내가 이거 할래'라고 할 수 있는게 아니잖나. 누가 배역을 줘야 할 수 있는 거다. 누가 줬으니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나이가 더 들어서 사람들이 나를 찾지 않을 수도 있는데 열심히 살아야만 계속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닥치는 대로' 한다는 뜻은 아니다. 최근 '유령'과 '더 바이러스'의 경우는 기존의 엄기준이라는 배우가 가졌던 선한 이미지에서 큰 변화를 준 작품이다. 배우로서 충분히 고민이 충분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엄기준의 얘기는 달랐다.
"사실 그런 고민을 하고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다. 그저 작품이 좋아서, 재미있어서, 선택한 것뿐이다. '더 바이러스'의 경우는 자식 자식을 잃음과 동시에 인생과 성격이 바뀌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던 거고."
'더 바이러스'의 경우 뮤지컬 '삼총사'와 병행하는 강도 높은 스케줄을 소화했다. 엄기준은 '삼총사'에서 달타냥 역할은 2AM의 창민, 2PM의 준케이(Jun.K) 슈퍼주니어의 규현과 함께 한다. 공교롭게도 모두 아이돌 가수 출신이다.
평소에 뭐하냐고 물었더니 무미건조한 대답이 돌아온다.
"영화보고 공연보고, 운동하고, 자고. 영화나 공연은 계속 봐줘야 하는 거고 운동도 마찬가지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사실 딱히 취미도 없다. 여행도 다니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 가끔 사람들 만나서 술 한잔 씩 하는게 거의 유일한 낙이다."
나이가 서른여덟 인데, 여자 친구도 없고 일부러 소개팅 해서 만나고 싶지도 않다고 한다. 반려동물이라도 키워볼까 했는데 혼자 두는 게 너무 미안해서 못하겠단다. 일 중독에 가까운 생활 패턴에 자칫 무미건조해 보이는 인생이다. 스스로도 그렇다고 말한다.
"고졸이니깐 어디 취직할 수도 없고, 장사하기도 힘들 거 같고. 할 줄 아는게 없어요. 정말 저는 연기 말고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