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에게는 ‘아나테이너’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MC, 버라이어티, 코미디, 토크쇼 등 방송 각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그에게서 아나운서라는 이미지는 이제 차라리 낯설기까지 하다. 전현무(36). 지난해 프리랜서를 선언한 이후 MC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그는 ‘밉상’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대중들의 시선에 곱게 비춰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그것을 남들과 차별화시키는 자신만의 캐릭터로 구축해 나갔다.
이제 그런 그의 캐릭터를 ‘밉상’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시청자는 많지 않아 보인다. 그는 각 방송에서 알토란같은 역할로 어느새 환영받는 존재가 되었고, 거부감을 느끼기보다는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는 방송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시청자의 손이 닫지 않은 곳을 그는 놓치지 않고 긁어주기도 하고, 누군가 해줬으면 하는 질문과 행동을 대신하기도 해서 누리꾼들에게는 묘한 대리 만족감을 선사하는 해결사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를 입증하는 것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그의 일상이다. 요즘의 전현무에게 하루는 너무 짧기만 하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말을 거침없이 꺼낸다. 그래서 어느덧 서른도 절반을 넘긴 전현무에게 ‘사랑이란?’ 질문은 ‘사치’에 불과하다. “사랑보다는 일”이라고 주저 없이 답하는 전현무. 무엇이 그를 일에 미친 욕심쟁이로 만든 것일까?
방송인 전현무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현재의 상태에서도 아직 더 배고프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사진=MBN스타 이선화 기자 |
TV를 틀면 웬만한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다. tvN ‘현장 토크쇼 택시’, tvN ‘세얼간이’, JTBC ‘숨은 가수 찾기 히든싱어’, MBC 에브리원 ‘오늘부터 엄마 아빠’ 등 1주일 내내 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프로그램이 방영된 후에도 그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식지 않고 이어진다는 점이다.
“나 스스로는 더 바빠야 된다고 생각한다. 바빠지려고 (프리로) 나왔으니까 (웃음). 농담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지금 하는 방송에다 4개 정도는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 솔직히 말해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많다. 스스로 뺨을 때려가면서 일을 한 적도 있으니까. 보통 4~5시간씩 촬영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특히 ‘오늘부터 엄마 아빠’의 경우는 하루 종일 촬영을 한다. 그래서 초반에는 상당히 힘들었지만 이제는 그런 상황도 즐기면서 촬영에 임할 수가 있다.
물론 난 슈퍼맨이 아니다. 즐긴다는 의미는 KBS 재직 때는 프로그램 선택이 많은 부분 수동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내 이름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자연히 신중을 기하게 되고, 더 큰 책임감도 느낀다. 다행히 내가 선택한 프로그램이 좋은 성적을 얻으면서 마음도 가벼워졌고 뿌듯한 자긍심도 느낀다. 하지만 언제나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전현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그의 머릿속은 온통 일 생각뿐이라는 것이 금세 느껴진다. 물론 그의 전문이자 가장 선호하는 방송 분야는 MC이다. 그러나 그가 방송에서 보여 주는 모습은 언제나 그것을 뛰어넘는다. 다소 ‘오버’를 한다고 할 정도로 코미디, 연기, 춤 등 그가 몸을 사리는 분야는 없다. 그래서 때로는 이 모습이 ‘밉상’과 ‘과욕’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이것을 즐긴다.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방송 활동을 하고 있지만 내게 제일 재미있는 분야는 역시 MC를 보는 일이다. 그리고 MC도 프로그램 특성에 따라 ‘히든싱어’에서는 원탑 MC, ‘세얼간이’ ‘택시’에서는 2~3 MC 등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상대방과 호흡하며 진행하는 매력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그런 매력….
과욕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정말 해보고 싶은 분야가 많다. 그래서 상황이 닥치면 마다하지 않고 몸으로 직접 보여주고 있다.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정신적 행복으로 피로쯤이야 한방에 날려 보낸다. 일? 그건 절대 놓고 싶지 매력덩어리 같은 거다. 마력이라고 해야 할까.”
방송인 전현무가 대중들에게 비춰질 이미지에 대해 언급하며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혀 눈길을 모았다. 사진=MBN스타 이선화 기자 |
“두 사람이 그토록 대중들의 관심을 끌게 될 줄은 몰랐다. 엄마아빠, 우린 방송이라 생각하지 않고 실제 가상부부로 생각하고 촬영에 임하고 있다. 요즘 시청자들이 어떤 분들이냐. 방송에서 가식처럼 행동하면 단번에 알아본다. 물론 논란이 있을 수도 있고…. 그게 걱정이라기보다는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으로 사랑 받는 원동력이 아닐까.
최근 이슈가 된 뽀뽀사건도 사실은 당시 심이영 씨가 프러포즈 상황에서 진심으로 몰입했고, 이것이 시발점이 되어 나 역시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옮긴 것 같다. 그땐 역할에 (아니면 본능에?) 충실했기에 그만 입이 앞으로 나왔던 게 아닐지…. (웃음)
처음 심이영 씨가 부인 역할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분야가 달라 걱정되는 부분도 많았지만, 막상 만나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특히 그간 언론에 노출이 별로 안 되었고, 나와 비슷한 결혼 적령기의 여성이라 오히려 편했다. 마치 뭐랄까 꾸밈없이 순수한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심이영 씨의 경우, 예능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웃기려고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방송에서 보여주려고 했다. 전문적이지 않은 그런 신선한 이런 느낌이 내게도 그대로 전해졌다.
또 한 가지가 있다. 처음 ‘오늘부터 엄마 아빠’ 촬영 당시에는 당연히 모든 게 설정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찍어보니 정말 진정성이 느껴졌다. 때문에 우리 두 사람은 실제로 아이들에게 엄마와 아빠처럼 임하고 있다. 몰입을 하다 보니 ‘피가 섞이지 않아도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앞으로 결혼생활을 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떤 면에선 돈 벌면서 내가 배우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전현무에 대한 화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심이영 씨와 함께 거론되는 또 한 명의 주인공이 있다. 바로 MBC 아나운서였던 방송인 오상진. 두 사람은 한때 SNS 설전으로 누리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가 있다. 최근 두 사람은 한 방송에 함께 출연하며 그동안 쌓였던 오해를 다시 한 번 훌훌 털고 서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오상진 씨와는 그때의 일이 있고나서 ‘비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오히려 더 가까운 사이가 됐다. 특히 최근 ‘택시’에 오상진 씨가 출연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
사실 난 일을 처리할 때 전략적이고 약간은 계산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오상진 씨의 경우는 순수하고 더 나아가 순진하기까지 한 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나보다 여유도 있었고 어른스러움마저 느낄 수 있는 후배였다. 물론 이제는 서로가 감정을 상할 일도 없고, 오히려 대화도 많이 나누는 친한 사이가 됐다.”
방송인 전현무가 오늘부터 엄마 아빠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 심이영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사진=MBN스타 이선화 기자 |
“가장 큰 변화는 내게 매니저가 생긴 일이다. KBS에서 일할 당시에는 거의 직접 운전을 해야 했다. 특히 ‘남자의 자격’ 출연 당시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을 안 잤던 곳이 없을 정도로 피로와의 전쟁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일이 피곤해도 여행이라 생각하고 즐겼기에 프로그램을 훈훈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덕분이었는지 지금 방송이 많고 힘들지만, 조금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KBS에서 겪었던 경험이 밑바탕이 됐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이 들 때면, 정말 지나온 모든 경험들이 모두 소중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한때 샤이니 일로 궁금해 하는 점이 있는데, 샤이니와의 친분은 더욱 두터워졌다. 전에도 친하게 지내는 사이였는데 지금은 더욱 돈독해졌다. 서로 도와줄 일 있을 때는 힘껏 도와주고, 상부상조하고 있는 그런 사이다. 최근에는 민호가 쇼케이스 MC를 봐달라고 먼저 요청을 해서 흔쾌히 한걸음에 달려간 일도 있다.”
부지런한 전현무의 성격에 걸맞게 그에게는 적지 않은 수식어도 따라다닌다. ‘밉상’은 물론이고 ‘검색 중독증’이란 수식어도 그와는 떼어놓을 수가 없다. 그런데 오히려 이것을 즐기고 있는 듯한 전현무. 악플도 자신에 대한 관심이라고 받아넘기는 그의 성격은 쿨한 것일까, 소심한 것일까?
“사실 아직도 검색중독증에 걸려 있다. 물론 내가 유별나긴 하지만 그것도 내 일이라고 생각해서 당연히 감내하며 계속하고 있다. 때로는 도가 지나쳐 직업병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한편에서는 이마저도 즐기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특히 SNS를 자주 이용하며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는 일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반응해주는 소소한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그 모든 것이 다 나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때문에 그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는 별로 없다.”
방송인 전현무가 소속사가 생기기 전과 후의 자신의 삶에 대해 털어놓았다. 사진=MBN스타 이선화 기자 |
“내 롤모델은 주저 없이 신동엽 씨다. MC를 잘 보는 것은 물론,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점이 무엇보다 부럽고 본받을 만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현무도 다양한 분야를 소화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대중들에게 꼭 드러내 보이고 싶다. 그 방법은 당연히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이다.
이제 온몸으로 방송과 마주설 마음가짐은 충분히 무장되어 있다. 아마 뉴스만 빼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그 대신 시간이 지난 뒤 나중에 ‘뉴스쇼’를 진행해 보고 싶다. 지금은 경험과 연륜이 부족하므로 물론 나이든 뒤에 말이다.”
확실히 ‘밉상’ 전현무를 바라보던 대중들의 시각은 처음과는 많이 변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작 본인은 자신을 어떤 이미지로 대해 주기를 원할까.
“길을 걸어갈 때 어린 아이들이 날 보면서 “전현무다!”라고 말하며 지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누가 그런 어린 아이들을 향해 자신에게 반만을 한다고 불쾌해 할까. 당연히 그것도 나에 대한 관심이다. 만일 그때 아이들이 ‘뭐 해 주세요’라
다만 사랑 욕심만은 아직 그에게 요원한 길인 것처럼 보인다. 바쁜 탓에 외로움은 저 멀리 팽개쳐두고 살고 있기 때문일까.
[MBN스타 안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