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애칭을 공개한 적이 있었는데, 두 사람이 처음으로 같이 출연한 거라 그런지 이효리는 엄청나게 수줍어하고, 부끄러워했습니다. MC 차인표가 이상순에게 애칭을 물어보자 “하지마, 하지마”, “하지 말라고!”라며 앙탈(?)을 부렸죠. 남자친구 앞에 있는 수줍어하는 이효리의 모습은 또 처음이네요.
이효리는 이날 제주도 여행에서 이상순에게 먼저 “오빠, 우리 사귈까?”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상순은 남자들이 그렇게나 해보고 싶었던 ‘이효리의 남자친구’가 된 것에 대해 “제일 친한 친구에게만 이야기했다”며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기는 무서웠다”고 고백했고요.
사실 두 사람은 현재 공개 커플이긴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효리가 말했듯 공개 당한 커플입니다. 이효리는 “마음은 편하다”고 했는데, 주위에서 ‘미녀와 야수’ 커플이라는 말에 “이상순이 마음 상했고, 이상순의 어머니는 눈물까지 흘렸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효리 당신이 매력적이라서 더 그런 거니 뭐라 말할 수가 없네요.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이효리는 신곡 ‘미스코리아’를 작사ㆍ작곡하는 등 음악적으로 이상순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고, 이상순은 이효리 덕분에 유기견에 대한 생각도 변하고 채식도 하게 됐다고 합니다. 서로를 향한 만족도를 모두 만점(이상순은 10점 만점에 10점, 이효리는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하더군요.
특히 이상순은 이효리의 무대 위 키스 퍼포먼스에 대한 생각을 묻는 차인표의 질문에 “죽여 버리고 싶다”고 말했는데 바로 “농담”이라며 “일하는 거다. 이왕 퍼포먼스를 하려면 멋있게 하는 게 좋다”고 웃더군요. 이에 이효리는 “진짜야? 막 해도 돼?”라고 말했고, 이상순은 “이제까지 막하지 않았나?”라며 아옹다옹하는 모습이 살가운 커플이었습니다.
물론 결혼 계획은 아직입니다. 이상순은 “지금은 백 점인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죠. 이효리는 한 술 더 떠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하면 서로 쿨하게 축가를 불러주기로 했다”고 말하더군요.
이효리와 이지연, 원더걸스의 예은의 2번째 힐링 여행은 특별 손님 이상순 덕에 또 다른 맛을 전했습니다.
참, 이효리는 이날 ‘땡큐 콘서트’ 강연자로 나서 과거 성공을 위해서만 달려온 과거도 이야기 해 청중을 뭉클하게 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20대에 모든 삶을 성공과 돈, 일에 바쳤던 것 같다. 누구도 ‘힘들면 쉬어도 돼, 그대로도 괜찮아’라고 말을 해준 사람은 없었다. 주변에서 채찍질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나도 그 말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달렸다. 그러다 보니 성공은 한 것 같지만 불안감과 압박감이 느껴졌다”고 말했죠.
지난 앨범이 표절 사기 사건에 휘말리며 3년 동안 본의 아니게 쉰 것도 털어놓은 그는 “쉬는 동안 행복에 대해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돈이 많고, 유명한데 행복한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만약 그때 누가 ‘넌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고 했다면 자신감 있게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여러분에게 ‘지금 있는 그대로도 멋지다. 괜찮다’고 말해드리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고, 청중은 박수로 이효리와 자신들을 응원했습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